여론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3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SKT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 95%가 이번 사태를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4~64세 휴대폰 사용자 50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해킹 사태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3명 중 2명(63%)이 '우려한다'고 답했다. SKT 가입자의 '우려' 비율이 73%로 가장 높긴 했지만 KT(56%)와 LG유플러스(57%) 이용자의 우려도 높았다. 이용하는 통신사에 큰 관계 없이 다수 소비자가 이번 사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우려 요소(3순위까지 복수응답)로는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87%),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82%) 가능성을 꼽았다. 휴대폰 불통(42%), 가상자산 계정 탈취(41%), 국가·사회적 보안 악영향(31%)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SKT는 사건 발생 이후 전국 대리점을 통한 무상 유심 교체, 유심보호서비스 무료 제공, 피해 발생 시 100% 책임을 약속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소비자 평가는 냉정했다. SKT가 이번 사태를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은 11%(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신속한 처리, 충분한 사고 대응과 보상, 소비자 입장에서의 공감과 투명한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매년 2회 실시하는 이동통신 기획조사에서 SKT는 이용자 만족도, 추천의향 등 핵심 소비자 지표에서 통신3사 중 1위를 지켰지만, 유심 해킹 사태 이후 3사 중 최하위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입자 이탈도 우려된다. 지금까지 SKT 이용자의 통신사 전환 의향률은 다른 통신사의 절반 수준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낮았지만 이번 사건 후 가장 높은 회사가 됐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발생 1개월이 지났는데도 소비자가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은 적고 그 정확성도 떨어진다"며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적기에 전달하고 소비자 시각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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