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에 의존해 오던 암 치료 방사성동위원소 악티늄(Ac-225)과 요오드(I-131)를 국내에서 생산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악티늄은 생산 허가를 얻어 국내 최초로 생산에 들어가고, 요오드는 GMP 품목허가를 통해 자립화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방사성의약품 관련 기업 4개사, 방사성의약품 및 핵의학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용 동위원소 자립 및 방사성의약품 개발 촉진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갑상샘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성 요오드의 해외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내 진료에 차질이 발생했고, 신경내분비암 및 전립선암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악티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들이 해외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지속돼 왔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방사선을 방출해 치료나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물질로, 암세포 표면에 결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물질인 표적 리간드를 더하면 방사선의약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용균 한국방사선진흥협회 부회장 등 주요 동위원소의 해외 의존 및 공급 불안정을 지적하며 최근 산학연 대상 실태조사에서 악티늄과 요오드가 국산화 우선 요구 품목으로 꼽혔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핵심 동위원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수급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참가자들은 지적했다.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12일 사이클로트론 기반의 악티늄 생산허가를 획득해 국내 최초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방사성 라듐 표적에 양성자빔을 쏘아 핵반응에 의해 방사성 악티늄을 생성해 화학적으로 분리·정제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임상연구 중인 악티늄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악성 전립선암, 신경내분비암 등 난치·희귀암의 국내 최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요오드에 대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품목허가를 받아 해외 공급 차질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간담회 이후 원자력의학원은 SK바이오팜, 새한산업, 셀비온, 퓨쳐켐 등 4개 방사성의약품 기업과 '알파신약 연구협의체'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이들 기업은 악티늄, 아스타틴(At-211) 등 알파입자 방출 동위원소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과 규제개선안 마련,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발굴 등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은 "더 이상 국민 건강과 직렬된 핵심 동위원소를 해외에 의존해선 안 된다"며 "정부도 동위원소 생산 인프라 구축, 방사성의약품 개발 R&D 지원 확대 등 핵심 동위원소 100% 자급을 위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