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제품 원료 중간재 부타디엔 생산… 하반기 가동 목표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가 다음주부터 부타디엔공장 시운전에 착수한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찔레곤에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의 기회로 만들 지 주목된다.
2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는 찔레곤 지역에서 추진 중인 '라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주부터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나프타 스팀 크래커의 설비 시가동을 시작했다. 여기에서 생산된 원료를 기반으로 이르면 25일부터 부타디엔공장의 시운전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21년부터 7740억원 이상을 투입한 롯데케미칼의 역대 최대 해외 투자 사업이다. 연간 에틸렌 100만톤과 프로필렌 52만톤, 부타디엔 14만톤, 폴리프로필렌 25만톤의 생산 능력을 구축했다.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를 기반으로 에틸렌을 생산해 원가 우위를 확보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시장에 진출해 동남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전체 납사 원료 중 최대 50%까지 LPG와 에탄 등 천연가스계 액체로 대체 가능하도록 설계해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이번 부타디엔공장은 기초 유분 생산이라는 업스트림을 시작으로 부타디엔 등 다운스트림 제품까지 단계적으로 가동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타디엔은 합성고무, 나일론 등 다양한 고부가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핵심 중간재로 자동차·전자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인도네시아 현지 외신들도 지난 21일(현지시간) 롯데케미칼 공장에서 플레어링(연소) 불꽃이 솟구치는 모습을 일제히 보도했다. 플레어링은 시운전 단계에서는 필수적인 절차로 이 작업이 시작됐다는 것은 상업 운전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는 신호다.
롯데케미칼의 정식 상업 가동 목표 시점은 올 하반기인 9~10월이다. 실제 플레어링 작업이 시작되면 신규 공장이거나 고부가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할 경우에는 3개월까지도 소요되며, 통상 4주에서 8주 내에 상업 운전 돌입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은 재무 구조 관리를 위해 올해 초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의 지분을 기존 49%에서 24%로 축소했지만 사업 의지는 여전히 강력하다. 인도네시아 석유화학기업과 10년간 에틸렌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 가동을 앞두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곽기섭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경영전략부문장은 올해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에틸렌은 인도네시아 내수를 중심으로 장기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몇 개 업체와는 이미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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