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윤석열(사진)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명분으로 주장해온 '부정선거' 관련 영화를 공개 관람해 논란이 일자 "이미 우리 위원회에서 설명하거나 법원 판결로 해소된 사항임에도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기고 있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22일 이영돈 PD가 제작하고 윤 전 대통령이 전날 관람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영화 관련 입장 자료를 내 "유튜브 등에서 제기됐던 의혹 등을 명확한 근거 없이 주장하며 '부정선거 폭로의 결정판', '이번 대통령선거도 부정선거를 확신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투·개표는 '실물 투표'와 '공개 수작업 개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정보시스템과 기계장치 등은 보조 수단에 불과하다"며 "모든 선거 과정엔 정당·후보자 참관인 또는 정당추천 선관위원이 참여하고, 공정성·보안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적용되고 있으며,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부정이 개입될 소지는 전혀 없다"며 "위원회는 부정선거 관련 의혹에 신속히 대응해 왜곡된 정보의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적 관심이 많은 투·개표 등 선거 절차의 모든 과정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기 위해 부정선거 의혹 전담 부서를 설치·운영하고 있다으며, 선거 불신을 해소한다는 절박한 심정"고 강조했다.
또 "국민에게 제21대 대통령선거 투·개표 절차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학회 주도로 구성된 공정선거참관단의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며 "선거에 대한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주장·정보를 접할 경우 중앙선관위가 배포하는 설명자료와 공신력 있는 언론에서 보도하는 사실확인 기사를 함께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선관위는 6·3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확실히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영화 관련 별도 설명자료도 냈다. '통합선거인명부 해킹을 통해 유령 유권자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관해, 보안컨설팅 모의해킹의 경우 국정원 요청한 시스템 정보자료를 제공했고 침입탐지·차단시스템 등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반박했다.
모의해킹 환경이 평시와 동떨어졌단 취지로 "실제 운영환경에서 투·개표 관련 시스템 조작이 가능하게 하려면 각종 시스템 인증 및 침입탐지·차단시스템 등 다중의 보안체계를 불능으로 만들고 선거 관련 업무별 다수의 내부 조력자의 도움도 필요해, 투·개표 데이터를 조작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해커가 선관위 도장을 위조, 사전투표용지를 무단으로 생성해 가짜 투표용지를 찍어낸다'는 주장엔 "모든 구·시·군선관위 청인과 사전투표관리관 도장 이미지와 사전투표운용장비를 사전에 확보하고, 통신망 및 시스템 보안정책 적용을 배제하고, 참관이 불가능하고,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를 중지해야 한다"며 비현실적이라고 짚었다.
선관위는 '서버 리스와 서버 반납'에 관해선 "선거정보시스템에 대한 접속자 수가 평상시보다 급증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을 위하여 임차서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 대선에선 서버 장애 발생 시 대응하는 예비장비로만 활용할 예정"이라며 "선거 종료 후 사용된 서버는 데이터 완전삭제 등 조치해 반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째로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보안관제를 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엔 "중앙선관위는 24시간 365일 통합보안관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배춧잎·일장기 투표지 등은 중국에서 준비해 한국으로 반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엔 지역구·비례대표 용지 겹침과 투표관리관 도장 잉크 누수 등 "사소한 실수, 기계적 오류"라고 반박했다.
해당 의혹으로 제기됐던 21대 총선 인천 연수구을 선거무효소송과 재검표 결과도 상기시켰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득표율이 거의 전 지역구가 63 대 36 비율이란 주장에도 "21대 총선 지역구 253개 중 17개 지역구에서만" 나타났고 "해당 지역구 모든 후보자를 포함해 계산할 경우 결과가 모두 달라진다"며 특별한 수치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사전투표와 선거일투표 간 득표율 차이가 사전투표 조작 증거'란 주장엔 "사전투표와 선거일투표 참여 유권자 집단은 무작위 추출 방법으로 선정되는 게 아니므로 모집단이 동일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투표지 분류기로 개표결과 조작' 주장엔 기기가 외부 통신과 단절돼있고 "통과한 투표지는 전량 수작업·육안으로 재확인"한다고 반박했다.
화웨이 장비 의혹에 관해선 "국가표준에 따라 제작된 KT 등 유·무선 통신장비를 조달청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구매해 사용했고 지난해 22대 총선에서도 LG유플러스 장비를 미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앙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와 실제 사전투표현황과의 차이'에 관해선 "선거 관심·분위기 등 유권자 의식과 태도 조사 목적일 뿐"이라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21일 서울양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21대 대통령 선거 '거소투표용지'를 인쇄하고 있다. 거소투표는 함정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군인 등 투표소와 멀리 떨어져 직접 투표가 곤란한 유권자들을 위한 투표 방법이다. 박동욱기자 fufus@
지난 5월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고 영화관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