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대선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대선 후보들 간 서로를 향한 비난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수단으로 공약과 정책에 대한 경쟁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더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후보들의 설전이 고발전으로까지 확전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개혁신당에서 주장한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와 관련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불상의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를 공직선거법상 후보매수죄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개혁신당에서 '국민의힘 친윤 인사들이 당권을 줄 테니 김문수로 단일화하자'는 내용의 제안이 온다고 폭로했던 것에 대한 대응이다.
민주당은 "김 후보를 포함한 국민의힘은 전당적으로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당대표직을 미끼로 이 후보의 사퇴라는 뒷거래를 시도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 단일화 거래는 후보 사퇴를 통한 단일화에 대한 직접적 대가로 당 대표직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일화 후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에 성공할 경우 정책연합, 공동정부 구성을 합의하는 방식과 그 구조가 달라 후보자 매수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각종 선거마다 고발 사례가 있어왔던 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발은 이번 대선에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지난 16일 이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발언했던 '커피값 120원 원가'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후보가 자신의 경기도지사 시절 불법 영업 점포를 정리한 사례를 들며 "닭죽 5만원 받아 팔아도 3만원밖에 안 남는데, 커피 한 잔은 8000~1만원인데 원가가 120원이더라"고 말하자,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카페 자영업자에게 상처주는 발언'이라고 총공세를 펼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 후보의 발언을 왜곡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했고, 김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응해 민주당이 자신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근거로 범죄자 취급을 한다며 이 후보를 향한 맞고발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과거 발언들로 인한 공직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대선 기간 중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을 "모른다"고 언급하면서 다른 발언들과 함께 공직선거법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 재판은 2심에서 무죄로 판결났다가 최근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유최 취지로 파기환송된 바 있다.
민주당은 현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조항에서 '행위'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해 상임위 의결까지 진행한 상태다. 민주당의 개정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된다면 이 후보의 혐의는 법 조항이 사라져 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후에도 대선 기간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문수 후보를 향해 허위사실공표 혐의 고발을 지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에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및 부정선거운동죄로 경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지귀연 판사 '룸살롱 의혹제기'를 비판하며 관련 사진을 올렸다가 지웠는데,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사진을 원본이라고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주장이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거수 표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