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조기 대선을 11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세론에 금이가기 시작했다. 과반을 넘나들던 지지율이 40%대로 하락한 반면, 보수진영의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오르고 있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됐다는 평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2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National Barometer Survey) 결과(19일~21일 조사,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 면접 방식,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 ±3.1%포인트)를 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 49%에 비해 3% 포인트 하락한 46%를 기록했다.
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 27%에서 5%포인트 오른 32%를, 이준석 후보의 지지도는 지난주 7%에서 3%포인트 오른 10%를 기록했다. 단순하게 지지율을 합산하면 이재명 후보 46%, 김문수·이준석 후보 42%로 지지율 격차는 4%포인트에 불과하다.
같은 날 리얼미터 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 20일~21일 조사,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에서도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지지율이 10%포인트 이내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재명 후보 48.1%, 김문수 후보 38.6%, 이준석 후보 9.4%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48.0%로 이재명 후보의 48.1%와 사실상 붙었다.
역시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공정 조사(데일리안 의뢰, 19~20일 조사, 무선 100% RDD 방식 ARS,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재명 후보 45.1%, 김문수 후보 41.9%로 오차범위 내로 붙었다. 이준석 후보가 8.0%의 지지율을 기록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49.9%로 이재명 후보를 앞선다.
이같은 결과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지속적인 사과로 비상계엄사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의 강을 건너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과반을 넘나들던 이재명 후보는 최근 '호텔 경제론' 이어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8000~1만원에 팔면 닭죽보다 낫지 않느냐",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을 하고 있다", "여기 웃는 의원들 다 연평도의 꽃게밥이 될 뻔했다"는 등의 발언을 하면서 중도층의 외면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또한 이런 흐름변화를 인정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차이는 팽팽히 좁혀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ARS(자동응답) 조사 중 RDD(무작위 전화 걸기)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많이 좁혀져 있다"며 "면접조사의 경우 여전히 (격차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보수 진영 지지층이 선거 막판에 가서 투표를 결심하면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에, 민주당도 이를 예상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와 같은 1강 1중 1약 구도가 계속된다면 여전히 이재명 후보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간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흐름이 계속될 것인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23일에 열리는 2차 TV토론회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일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벼랑끝 전술'을 쓰는 것이라면 이날 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보수층의 절박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협상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설명이다.(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재섭기자 yjs@dt.co.kr
22일 서울 성북구 한 도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