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1일 중국이 미 동맹국(한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분쟁 해역에 출항 금지 구역을 설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문제와 관련, 중국과 한국의 외교부에 의견을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 장쑤성 롄윈강시에 있는 해상안전청(MSA) 지역지부가 지난 15일부터 오는 27일 오전 8시까지 황해 남부의 특정 구역에 선박의 입항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MSA가 왜 이러한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MSA가 제공한 좌표를 보면 '항해금지구역'은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중동부,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 내에 위치한다. 이 구역은 해안에서 최대 12해리(13.8마일)까지 뻗어 있는 한국의 영해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매체는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각 연안국은 해안선으로부터 최대 200해리(230마일)까지 EEZ를 설정할 수 있으며, 이 구역 내에서 천연자원의 탐사 및 개발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이전에 선포된 '항해 금지 구역' 북쪽의 PMZ 해역에는 군사 훈련 구역 2곳이 설정됐으며, 이 구역들은 한 곳은 한국의 EEZ 구역과 겹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3개의 구조물을 설치하면서 대만 침공이나 영해 확장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심해 연어 양식 시설이라며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선란 1호(2018년)와 2호(2024년)를 설치했고, 2022년에는 관리 시설이라며 석유 시추 설비 형태의 구조물도 설치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해양 권익이 침해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부와 국회에선 '비례적 대응' 조치도 거론된다.
한국과 중국은 2000년 한·중 어업협정을 체결하면서 서해에서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수역을 잠정조치수역으로 정해 양국 정부가 공동관리하도록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양국 정부는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한 제3차 해양협력대화에서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일방적으로 설치한 구조물 문제를 다뤘다.
회의에서 중국 측은 한국 측 인사의 현장 조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 관계자의 시설물 방문이 자칫 구조물 설치를 용인하는 것으로 잘못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리 측은 중국 당국에 이미 설치된 3개 시설의 이동을 요구하고, 추가 시설 설치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는 3개 시설물을 잠정조치수역 바깥으로 이동시킬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동이 어렵다고 할 경우 비례적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기존 시설의 이동에 대해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은 시설 2개는 부유식이고, 1개도 영구적으로 고정된 시설물은 아니라고 설명하며 민간 기업들이 이미 자금을 투자한 시설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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