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부담 낮춰…시스템 에어컨 당일 설치
LG전자, 2027년 빌트인 사업 매출 1조원 목표
B2C·B2B 수요 동반 확대…해외 공략도 속도
입주 후에도 실내 인테리어를 처음부터 빌트인 제품을 설치한 것처럼 꾸밀 수 있는 '빌트인 스타일'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빌트인 가전 대비 리모델링 비용, 설치 기간에 대한 부담을 낮아지면서 삼성·LG전자는 냉장고·에어컨을 중심으로 '빌트인 스타일'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들어 빌트인 스타일 가전 라인업 확장에 공급 확대에 나서며 유니콘 사업(기업가치·매출 1조원 이상)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핏 앤 맥스' 라인업 확장과 함께 지난달엔 'LG 슬림매립키트'가 적용된 시스템 에어컨을 '잠실더샵루벤' 아파트에 공급했다.
슬림매립키트는 천장 공간이 부족한 구축 아파트에 시스템 에어컨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LG전자가 포스코이앤씨와 공동 개발했다. 이 키트는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한 천장 단내림 공사, 몰딩 수작업 마감 등이 필요하지 않고 당일 설치할 수 있다. 핏 앤 맥스 냉장고 제품은 500원짜리 동전 2개 두께인 4㎜의 간격만으로 설치가 가능한 제품으로, 마치 처음부터 빌트인 냉장고를 설치한 것 같은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키친핏 냉장고 모델 최초로 '푸드 쇼케이스' 도어를 적용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신제품을 출시했다.
앞서 지난 2월엔 천장 단내림 공사 없이도 시스템에어컨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삼성 인테리어핏 키트'를 선보였다.
빌트인 스타일 가전은 공간 활용성, 미적 가치, 기능성 등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기존 가구나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통해 공간 제약 없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빌트인 가전 시장은 2022년 604억달러 규모에서 올해는 645억달러(약 93조3500억원)로 추산된다. 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올해 37조원에서 2030년에는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빌트인 가전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뿐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도 효자 사업군으로 떠오른다. LG전자의 경우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차별화된 제품력, 깔끔한 디자인을 앞세워 2027년까지 빌트인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빌트인 가전의 장점을 일부 차용하면서도, 기존 가구나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통해 공간 제약 없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에 빌트인 판매 확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 사장은 올해 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 최대 디자인·건축 박람회 'DCW 2025'에서 "가전 제품이 궁극적으로는 전부 빌트인 제품으로 진화할 것"이라면서 "공간과 딱 맞아 떨어지는 제품, 그리고 그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용량은 크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핏 앤 맥스'를 빌트인 가전 사업의 방향성으로 잡았다"며 미래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삼성전자가 '푸드 쇼케이스' 도어를 적용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냉장고.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