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비용 보상 등 이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보험개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체 대상 요양기관(병원급 의료기관·보건소) 7802곳 중 4602곳(59%)이 실손청구 간소화 서비스에 참여했다. 그러나 보건소(3564곳)를 제외한 병원만 보면 대상 기관 4238곳 중 1038곳만 참여해 병원 참여율은 24.5%에 그쳤다.
병원급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대상 47곳 중 47곳이 전부 참여했다. 종합병원은 330곳 중 243곳이 참여하고 있으나 나머지 병원(39.3%)·요양병원(6.2%)·정신병원(6.9%)·치과(11.8%)·한방병원(10%) 등의 참여가 저조했다.
실손청구 간소화는 지난해 10월 25일 병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올해 10월에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보험업계와 의료기관,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보험업계는 '실손24' 시스템 개발과 구축 비용 1000억원을 부담하고, 연간 100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하기로 했다.반면 의료계는 추가 행정비용 보상 등이 있어야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 등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보험사들은 의약계가 현재 자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핀테크를 통한 청구 서류를 거부하면 안 된다"며 "실손 청구 시스템 유지·보수 등을 위한 최소한의 행정비용을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핀테크를 활용한 실손청구 방식은 보험사가 건당 1000원가량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건당 수수료에 해당하는 행정비용을 추가로 부담하면 소비자에게 보험료로 전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EMR업체가 법상 의무가 없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적은 것도 문제다. 실손청구를 전산화하기 위해서는 EMR업체와 실손24 시스템이 연계돼야 한다.
의료기관이 실손청구 전산화에 불참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는 것도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병원과 보건소는 실손청구 전산화가 의무지만 참여하지 않더라도 제재가 없다. 앞선 법안 논의 과정에서 강제력을 담보하기 위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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