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본격화… 시장 커져
연 30% 성장 2032년 2229조
스마트폰 등 OLED 강점 불구
올레도스·마이크로 기술 약해
소부장 단위도 경쟁력 못 갖춰
국내 대기업들 양산 실력 부족
연 30% 성장 2032년 2229조
스마트폰 등 OLED 강점 불구
올레도스·마이크로 기술 약해
소부장 단위도 경쟁력 못 갖춰
국내 대기업들 양산 실력 부족
![[기획] OLED만 집중 韓, XR 기술 뒤쳐져… 생태계 진입 `빨간불`](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2602100332075001[1].jpg "[기획] OLED만 집중 韓, XR 기술 뒤쳐져… 생태계 진입 `빨간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너도나도 증강현실(AR)·확장현실(XR) 시장에 뛰어들며 사업화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인공지능(AI)과의 무궁무진한 결합 가능성에 힘입어 수년내 2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안주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XR 생태계에 제때 진입하지 못하면, 차세대 디바이스 부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획] OLED만 집중 韓, XR 기술 뒤쳐져… 생태계 진입 `빨간불`](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2602100332075001[2].jpg "[기획] OLED만 집중 韓, XR 기술 뒤쳐져… 생태계 진입 `빨간불`")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 메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XR 기반의 '스마트 안경' 사업화 계획을 내놓고 있다.
구글은 최근 미국 캘리포티아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I/O 2025'에서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워비 파커가 참여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 안경을 올 연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능을 탑재해 XR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것이다.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래스'라는 이름으로 스마트 안경 제품을 시범 출시한 적 있으나, 이 제품은 성과 부진으로 2015년 단종됐다. 당시 XR을 활용할 만한 콘텐츠가 부족했고, AI 기능이 접목되지 않아 조작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메타와 애플도 AI 어시스턴트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 안경 모델을 올 하반기와 내년에 걸쳐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기업이 출시한 제품에는 안경 렌즈 우하단에 스크린이 뜨는 방식의 AR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이 같이 해당 기술 투자·사업화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이 시장 또한 성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올해 2535억달러(346조원)에서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2년 1조6254억달러(2229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XR 시장 참여는 극히 제한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XR 안경 디스플레이 패널은 올레도스와 마이크로 LED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 국내 기업들은 해당 영역에서 이렇다 할 양산 실적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OLED 기술에 강점을 가진 반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올레도스(OLEDoS)와 마이크로 LED 분야 기술력은 다소 부족한 현실이다. OLED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TV 패널로는 우수하지만 픽셀 밀도와 소형화에 불리해 XR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 받는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구글과 협업해 만들 예정인 XR 안경 디스플레이 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일본 소니로부터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는 이미 애플 XR 제품인 '비전 프로'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이력이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관련 기술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입장에서 OLED 외 다른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는 것은 매우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삼성과 LG디스플레이의 생산 라인은 애플 OLED 제품을 대응하는 데 맞춰져 있어, 올레도스나 마이크로 LED 제품 양산 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단위에서의 기술 경쟁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외에는 XR 시장에 참여한다고 밝힌 대기업이 없다보니, 중견기업의 연구 실적도 미진한 상태다. 대기업의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소부장 기업이 선제적으로 XR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남덕 유비리서치 연구원은 "AR·XR 안경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대기업의 투자는 여전히 소극적이며, 눈에 띄는 부품업체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반면 중국은 이미 일부 제품을 양산하고 있고, 부품 단위에서의 기술 검증이 진행 중이라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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