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 사태로 신용도가 크게 떨어진 롯데손해보험이 신용등급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잇달아 저조한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저하에 따른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롯데손보의 신용등급 전망을 무더기로 하향했다.
2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롯데손보의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자본적정성이 저하하면서 제도 강화 등에 대응한 자본비율 관리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등급 전망을 하향했다"며 "저조한 수익성이 지속되거나 자본비율 관리 미흡으로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비교 그룹(Peer)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 강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각각 'A-', 'BBB+'다. 이번에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내려가며 수개월 내 실제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달 여건까지 악화하면서 건전성 관리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
한신평은 "회계제도 변화에 따라 보험손익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퇴직연금 부문의 이자 부담과 투자자산 손실 발생 등으로 수익성이 저조한 상태"라며 "지난해 4분기 순익은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예외모형을 적용하면 242억원으로, (원칙모형을 적용할 경우) 329억원 적자로 손실이 컸다"고 말했다.
롯데손보는 올해 들어서도 악화세를 지속했다. 올 1분기 연령별 손해율 적용 영향으로 손실부담 계약 관련 비용이 증가하며 보험손익은 112억원 손실로 1년 새 적자 전환했다. 1분기 순익은 다소 선방한 투자손익에 113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67%가량 급감했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125.8%, 적용 후 154.6%였다. 업계와 같은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각 107.1%, 127.4%로 크게 떨어졌다.
한신평은 "제도 강화가 예정되면서 자본비율 관리 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 말 기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이 약 8560억원으로 최근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에 따라 단기적으로 자본 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는 점이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말 기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마이너스(-)1.6%로 향후 규제 대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향후 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를 포함한 자본관리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한기평도 지난 13일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과 보험금지급능력등급(IFSR)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하향했다.한기평은 롯데손보의 자본 관리 부담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꼽으며 "할인율 산출 기준 강화와 경과조치 효과의 점진적 소멸, 자본성증권 콜옵션 시점 도래로 지급여력비율 하방 압력이 지속하며 고금리 환경과 국내외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단기간 내 큰 폭의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