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현대카드와 삼성증권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현대카드는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의 건전성과 이용한도 관리 등에 대해, 삼성증권의 경우 신규 상품에 대한 심사 절차가 미흡하다는 점 등을 지적받았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대카드 정기 검사 결과 카드론 관리 미흡 등에 대한 경영유의사항 8건, 개선사항 15건을 통보했다.
금감원은 현대카드에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대상으로 카드론 취급 현황과 연체율 등 건전성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카드론 한도 산출 시 신용도와 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한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취급 카드론 잔액이 5조637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8% 급증했다. 같은 기간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7.8% 증가했다. 업계 평균 대비 현대카드의 카드론 취급 확대 속도가 2배 이상이었다. 금감원은 신용도 등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을 차등화해야 하지만, 신용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유로 카드론 대출 가능 금액을 산정한 사례가 있는 등 리스크 관리에 미흡하다고 했다. 금리산정 체계 관련 내규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드론 금리 할인 마케팅 대상 확대로 금리 역전이 발생했지만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신용도가 높은 차주가 낮은 차주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은 수시검사를 통해 신규 출시 상품에 대한 심사 절차와 비정형 신탁 상품 취급 시 통제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경영유의 2건을 조치받았다.
신상품의 판매 여부 결정 시 '상품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지만, 삼성증권은 새로운 투자 구조의 상품이라도 투자 대상 자산과 운용 전략 등이 기존 상품과 유사하면 신상품으로 분류하지 않고 해당 위원회의 심의를 생략했다.
삼성증권은 또 투자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거나 운용 전략과 보수구조 등이 비합리적인 신탁 상품을 고객 요청 등에 따라 설정하는 경우 해당 신탁 거래가 부정한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를 통제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현대카드와 삼성증권은 금감원의 경영개선 요구에 3개월 이내에, 경영유의 권고에는 6개월 내에 조치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임성원기자 s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