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에 개입하거나 묵인했던 당시 회사 간부들이 약 10년 만에 유죄 판결을 받았다.
26일(현지시간)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지방법원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엔진 개발 부서장 옌스 하들러에게 징역 4년 6개월, 파워트레인 부문 책임자 하노 옐덴에게 징역 2년 7개월을 선고했다.
피고인 가운데 최고위직인 전 개발 담당 임원 하인츠야코프 노이서는 징역 1년 3개월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와함께 배기가스 후처리 담당 간부도 1년 10개월 징역형이 유예됐다.
법원 측은 피고인 모두 몇 년에 걸쳐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이를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 범행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기소된 이들은 '조작 프로그램의 위험성을 경고했다'는 등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이후 배기가스 조작 의혹이 폭로된 직후 사임한 마르틴 빈터코른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들과 함께 기소됐으나 건강문제로 심리가 늦어져 따로 재판받고 있다. 이들 외에도 총 31명의 전현직 폭스바겐 임직원이 기소돼 1심 재판 중에 있다.
'디젤 게이트'로 불리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의혹은 2015년 9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조사 결과 발표로 드러났다. EPA는 폭스바겐이 환경기준 시험 때만 배기가스를 줄이려고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공개했다. 당시 폭스바겐은 차량 1070만대의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후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의혹 이후 지금까지 민형사 소송비용 등으로 330억유로(51조5000억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미국과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다른 나라에서도 임직원들이 기소되거나 민사소송이 제기됐다. 한국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법인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요하네스 타머 전 총괄사장 등 독일인 임원들은 기소 직후 출국해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