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민의힘 수영구 당협에 따르면 당원 A씨는 지난 23일 오후 정연욱 의원실을 거쳐 선관위에 '이번에 투표한 국민이 승리!'라는 문구가 현수막에 사용 가능한지 문의했다.
선관위는 같은 날 오후 5시49분쯤 전화로 사용을 승인했고 A씨는 다음 날인 24일 오전 승인 사실을 문서화하고자 선관위 측에 재확인을 요청한 뒤 현수막을 게시했다.
그러나 현수막 설치 이후 선관위가 기존 승인을 번복했다는 게 당협의 설명이다. 특히 선관위는 당초 승인 사실을 명시하지 않고 불허 결정만 담은 공문을 A씨에게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선관위가 먼저 승인하고 나서 이를 뒤집은 것도 모자라 승인 사실을 공문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행정 신뢰를 훼손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의 현수막 문구 허용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수영구 선관위는 지난해 12월에도 '그래도, 이재명은 안됩니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불허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번복한 바 있다. 당시 선관위는 "섣부른 결정이었다"며 현수막 게재를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정 의원은 해당 현수막에 '선관위 인정 현수막'이라는 문구를 포함해 거리에 내걸었다.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선관위의 이중잣대 논란에 오락가락하는 태도가 편파성 문제를 키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만 선관위 측은 이날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라는 표현 자체가 이번 선거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특정 정당의 기호를 암시할 수 있는 중의적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의 당일에는 가능하다고 1차 판단을 했는데 추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인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선인 만큼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방침을 통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중앙선관위 측에서도 불허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아무래도 선거운동 기간에 계속해서 질의가 들어오다 보니 오랫동안 심도 있게 검토할 여력이 없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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