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X-대역서 동작하는 송수신 칩 3종 개발
고출력 고효율로 군사 레이더, 위성통신 성능 향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차세대 화합물반도체인 '질화갈륨(GaN) 집적회로'가 국산화됐다. 앞으로 군사용 레이더와 고해상도 영상레이더(SAR) 송수신 모듈의 성능을 높이고, 기술 자립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웨이비스와 공동으로 질화갈륨 기반 송수신 반도체 집적회로(MMIC)를 팹 시설을 이용해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질화갈륨은 기존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탄화규소, 갈륨비소 등에 비해 전력밀도가 높고 열전도도가 뛰어나 전투기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6G 통신 등에 쓰인다.
최근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널리 활용되면서 기술 자립과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기술로 꼽혀 왔다. 연구팀은 X-대역에서 동작하는 전력증폭기(PA), 저잡음증폭기(LNA), 스위치 집적회로 등 송수신 칩 3종을 개발했다. 질화갈륨 집적회로는 기존 갈륨비소 기반 칩에 비해 높은 출력과 효율이 우수해 능동위상배열 레이더 등 군용 및 위성통신용 레이더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는 전자적으로 빔을 조정해 빠르게 목표물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최신 레이더 기술로, 송신 신호를 증폭하는 전력증폭기, 수신 신호를 깨끗하게 받아주는 저잡음증폭기, 송수신 전환을 담당하는 스위치가 하나의 모듈로 집적된다. 고해상도 영상레이더의 출력과 효율을 높여 기기 소형화와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연구팀은 질화갈륨 집적회로를 국내 팹 시설을 이용해 양산해 기술 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임종원 ETRI 박사는 "그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해 오던 군수 분야 반도체 부품의 기술 자립화를 가속화하고, 국내 생산 기반을 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군수용 레이더와 위성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군사용 레이더와 고해상도 영상레이더의 송수신 모듈로 쓰이는 X-대역 질화갈륨(GaN) 집적회로를 개발했다. ETRI 제공
ETRI가 개발한 질화갈륨 전력증폭기(왼쪽부터), 질화갈륨 저잡음증폭기, 질화갈륨 스위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