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과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석유화학 업황 부진 속에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여수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공장의 구조 개편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스티렌 모노모(SM)의 정상화에 사활을 걸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2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현재 여수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공장의 합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수공장의 현재 3개 LLDPE 생산라인에 대해 수익성이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조 개편을 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재편기를 맞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화솔루션은 1986년 국내 최초로 LLDPE의 상업생산에 성공한 기업으로 오랜 기간 생산 기술과 시장 입지를 다져온 LLDPE 산업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설로 공급 과잉이 심화하고 글로벌 수요까지 둔화하면서 LLDPE를 비롯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LLDPE의 가격은 지난 2022년 1월 톤당 1200달러에서 올해 1월 톤당 90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지난 24일 돌발 상황으로 인해 대산공장의 스티렌모노머(SM)의 생산설비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 12일 약 한 달간의 정기보수를 마치고 재가동한 지 불과 2주 만이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65만톤으로 주력 제품인데 예기치 못하게 가동을 멈춘 것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업황 악화에 기술적 문제가 겹쳐 현재 정상 가동을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고 전했다. 공급 과잉과 수요 정체, 비용 부담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설비 가동 중단은 수익성 저하로 직결되는 만큼 가능한 한 빠른 복구와 안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관계자는 "설비 점검 후 다음 주 초 정상 가동이 재개될 예정"이라며 "장기 거래선 중심의 안정적인 공급 구조를 운영 중이어서 빠르게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동과 중국의 공급 확대, 미국의 관세 리스크 등으로 수요 정체 국면에 진입하며 잇따른 감산과 설비 운영 축소에 직면하고 있다. 범용 제품 위주의 기존 사업 구조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대산과 여수의 스티렌 모노모(SM) 공장과 나주의 알코올 생산 라인을 중단했으며, 롯데케미칼은 에셋 라이트 전략을 추진하며 올해 범용제품이 된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사업을 결국 중단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