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리위원회가 6·3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편파 현수막 문구 논란'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현수막 문구 논란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사안으로 특히 선관위의 잣대가 그때그때 다르다는 점에서 편파성 문제를 자초했다는 비판과 함께 일관된 기준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의원들은 27일 ''875원 대파'는 안 되면서 '120원 커피원가' 왜 가능한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최근 전국 곳곳에 '커피원가 120원? 분노하면 투표장으로'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렸다"며 "누가 보더라도 특정 후보를 연상케 하는 후보자 비방 현수막으로 심지어 누가 건 것인지 명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앙선관위는 해당 현수막이 '특정 후보를 연상시킨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게재를 허용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곱씹어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해석이고 판단"이라며 "'커피원가 120원'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소재"라고 꼬집었다. 이어 "해당 현수막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게 분명하다"며 "이는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화환·풍선·간판·현수막·애드벌룬 등을 설치·진열·게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2대 총선을 앞두고 대파 가격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을 당시 선관위가 '정치적 목적으로 투표소에 대파를 들고 갈 수 없다'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당 현수막이 일반적인 투표 독려 활동이라고 판단한다는 선관위의 자의적 해석을 대체 어느 누가 상식적이라 볼 수 있다는 말이냐"며 "그때는 불가능했던 일이 지금은 가능한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라고 따졌다.
선관위는 논란이 일자 이날 "'커피' 및 '대파' 관련 투표 참여 현수막, 특정 물품 소지 투표소 출입에 대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관위의 현수막 문구 허용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라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선관위가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쓴소리는 민주당, 국민의힘 등 진영과 상관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부산 수영구 선관위는 '이번에 투표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대선 투표 독려 현수막 게재를 승인한 뒤 번복해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라는 문구가 '기호 2번'인 국민의힘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선관위는 지난해 4·10 총선에서는 '이번에도 투표 참여', '일찍일찍 사전투표'라는 현수막 문구를 허용한 바 있다. 일관성 없는 기준 속에서 선관위가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선관위는 지난해 12월에도 '그래도, 이재명은 안됩니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불허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번복한 바 있다. 당시 선관위는 "섣부른 결정이었다"며 현수막 게재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대선 D-7] 선관위, 현수막 문구 오락가락 기준으로 논란 자초](//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2702109958820012[1].jpg "[대선 D-7] 선관위, 현수막 문구 오락가락 기준으로 논란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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