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편입·편출 종목 발표
전체 종목 수 105 → 100개로
현대로템 등 27개 종목 합류
업계 "단기 증시부양에 불과"
전체 종목 수 105 → 100개로
현대로템 등 27개 종목 합류
업계 "단기 증시부양에 불과"
한국거래소가 다음 달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첫 정기 리밸런싱을 예고한 가운데, 산업재 중심의 종목 재편과 함께 시장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그러나 연초 이후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데다, 국내 주식 저평가의 구조적 요인이 여전해 실질적인 증시 부양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7일 한국거래소는 내달 '코리아 밸류업 지수' 첫 정기 리밸런싱을 단행한다고 밝히며 이날 밸류업 지수에 새롭게 편입되는 종목을 발표했다.
이번 리밸런싱을 통해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 수는 기존 105개에서 100개로 줄어들었다. 이번 정기 편성으로 27개 종목이 새로 편입됐고 32종목이 편출됐다.
편입된 기업으로는 △피에스케이홀딩스 △솔루스첨단소재 △현대로템 △LS일렉트릭 △ 한화시스템 △효성중공업 △한전기술 △롯데렌탈 △제룡전기 △강원랜드 △한샘 △더블유게임즈 등이다. 고려아연을 비롯, △이수페타시스 △에스엠 △오뚜기 등은 제외됐다.
이번 정기 리밸런싱에 최근 성장세가 큰 산업재(방산·전력인프라 등) 섹터가 추가됐다. 반면 정보기술(△6), 헬스케어(△3) 섹터에선 종목이 줄었다.
정기변경 후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대비 코리아 밸류업 구성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약 45.8%다. 이번 정기 리밸런싱은 오는 6월 13일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아 이번 정기 리밸런싱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는 다행히 포함됐다.
경영권 분쟁 중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 방어를 시도했던 고려아연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본업과 관계없는 기업을 인수하려 했던 이수페타시스는 주주가치 훼손 행위로 밸류업 지수에서 빠졌다.
거래소는 "현재 시장에서 각광받는 산업군의 주요 종목이 다수 편입돼 역동적인 국내 증시의 상황을 적절히 반영했다"며 "최근 방산 및 전력인프라 산업의 호황으로 관련 섹터(산업재) 내 주요 종목 주가와 이익이 크게 향상돼 이들 요소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및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세가 이어져 산업재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이 하반기 증시 부양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밸류업 지수를 근간으로 한 ETF가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 국내외 정치 이슈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됐다.
밸류업 ETF 중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일일 거래대금 35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거래대금이 점차 줄어 지난 26일 기준 3억8600억원까지 줄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연초 이후 33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삼성자산운용을 비롯해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의 코리아 밸류업 ETF도 연초 이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거래소는 이번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을 바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지만,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기관 자금 유입으로 단기적인 증시 부양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리밸런싱으로 100종목이 포함되는데, 대부분이 대기업 위주"라며 "국민연금 등 기관의 자금이 유입되면 유동성이 커져 주가 상승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이 저평가된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낮은 배당성향, 미흡한 주주환원정책, 불투명한 지배구조, 성장동력 부족 등이 꼽힌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시각이 여전하다.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전부터 거론된 문제점이며 결국 리밸런싱 후에도 뚜렷한 가시적인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주주환원 정책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에 해당되는 건 아니"라며 "근본적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선 장기적인 주가 상승은 어렵고 정기 리밸런싱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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