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1심서 징역 3년
사업 확대 앞두고 경영공백
"법적 대응방안 신중 협의중"
사업 확대 앞두고 경영공백
"법적 대응방안 신중 협의중"
조현범 회장이 결국 법정 구속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총수 부재 오너리스크가 현실이 됐다.
조 회장은 최근 한온시스템 인수를 진두지휘하는 등 사업 재편과 신사업 육성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외연을 키우고 있었는데, 총수 부재로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 전반에 제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 나머지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실형 선고에 따라 조 회장은 보석 취소가 결정돼 다시 구금되게 됐다. 조 회장은 당초 구속기소됐으나 보석을 통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조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 가격을 부풀려 구매하고 회사에 131억원의 피해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2022년에는 75억원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도 제기됐다.
이에 검찰은 지난 2월 결심 공판에서 조 회장에 대해 징역 12년, 추징금 약 7896만원을 구형했으며, 법원은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조 회장 측은 MKT 배임 혐의 등을 부인했으나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총수 부재 리스크를 지게 되면서 사업 전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 회장 측의 항소 여부와 관계없이 경영 참여에 제동이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이 있긴 하지만 오너인 조 회장의 의사결정이 없으면 신사업 투자나 인수합병(M&A) 같은 큰 결정은 대부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온시스템 인수에 따른 조직재편과 시너지 모색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 회장의 재계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확대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
예를 들어 조 회장은 작년 10월 경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x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는 등 대외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던 조 회장의 발이 묶이면서 기업 간 협력에도 제동이 걸릴까 우려된다.
조 회장은 그룹의 미래 신사업과 투자 등 의사결정에 큰 역할을 차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올 1월 세계 2위 열관리 기업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면서 재계 30위권에 진입했다. 인수 후 현재 경영 정상화와 사업 재편에 분주한 상황이다.
한온시스템의 인수에도 조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법정 구속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그룹 전체의 경영 안정성과 이미지, 투자 유치 능력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총수는 기업 경영의 90%를 좌우하기에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큰 위기에 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사법 리스크는 해당 기업 전체의 브랜드 평판을 악화시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회피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외 신뢰도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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