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이어져 온 미국의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Oil Country Tubular Goods)에 대한 반덤핑 논란이 일단락 됐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이 현지 시장에서 정상가격 이하로 판매되지 않았다는 최종 판정을 내리며, 한국 업체들에 대해 '0% 덤핑 마진'을 확정했다.
3일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지부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2022년 9월1일부터 2023년 8월31일까지 심사 기간(POR, Period of Review)으로 한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 판정을 발표했다. 그 결과 현대제철과 세아제강, 아주스틸, 휴스틸, 일진제강, 넥스틸 등 주요 한국 철강업체들의 유정용 강관 수출에 대해 모두 0.00%의 덤핑 마진이 적용됐다.
미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이 미국 내에서 정상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 수입 시장에서의 한국산 철강제품 가격 경쟁력과 공정성을 인정한 셈이다.
이번 결정은 2013년 미국 내 철강업계가 한국 등 주요 수출국을 상대로 반덤핑 제소를 제기한 이후, 약 10여년 만에 이뤄진 판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 US스틸을 포함한 9개 미국 철강업체들은 한국과 인도,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태국, 터키, 우크라이나, 베트남 등 9개국이 덤핑을 통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줬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고, 그해 7월부터 본격적인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가 개시됐다.
이번 미국의 판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품목 50% 관세 인상 예고 등으로 인해 고조되고 있는 한·미 통상 긴장 속에서 비교적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전망된다.
아울러 철강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반덤핑 면제 판정은 한국 철강산업의 수출 다변화와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언급된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