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회장, 세마포 CEO와 대담서 현대차 철학 소개
"'미리미리' 문화와 함께… 어떤 도전이든 기회로 승화"
"'미리미리' 문화와 함께… 어떤 도전이든 기회로 승화"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차그룹의 미국 진출 40년을 앞두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한 '빨리 빨리' 문화를 미국에 전파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 미국 진출 40주년을 맞는다.
무뇨스 CEO는 관세 등 단기 이슈에 치우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에 현대차의 역동적인 브랜드를 뿌리내리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무뇨스 CEO는 미국 글로벌 뉴스 플랫폼 세마포(Semafor)의 CEO 겸 공동 창업자 저스틴 B. 스미스와 가진 대담을 최근 자신의 링크드인에 공유하고,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전략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세마포는 지난 4월23~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마포 세계 경제 서밋'에서 두 CEO간의 대담을 최근 공개했다. 이 행사에는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재계 인사가 참여했으며, 경제계에서는 메리 바라 GM 회장 겸 CEO,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등이 연사로 나섰다.
세마포는 무뇨스 CEO가 언급한 '빨리 빨리' 문화에 대해 조명하면서 '현대차의 핵심 경쟁 우위' 경영 철학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한국어로 '빠르게'라는 뜻이라며, 영문으로 'ppalli-ppalli'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무뇨스 CEO는 "매우 반응적이고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업적 사고방식"이라며, 이게 회사의 DNA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이러한 문화적 가치가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세마포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10년 동안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겪으며, 세계 9위 자동차 제조사에서 3위로 도약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3대 주요 브랜드와 함께 물류, AI, 로봇, 모빌리티,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 원자력·엔지니어링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를 아우른다고 소개했다.
세마포는 무뇨스 CEO가 '빨리 빨리'에 더해 '미리 미리' 문화를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미리 미리'는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으로 "어떤 도전이든 기회로 삼으려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무뇨스 CEO는 이와 관련해 "모든 변화는 더 나은 성과를 내고, 고객을 유치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본기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새로운 환경에서 활용하고 있는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빨리', '미리 미리' 철학 덕에 현대차는 경쟁사보다 더 빠르고 적응력 있게 불확실성을 헤쳐나갈 수 있다"며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글로벌 경제에서 더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무뇨스 CEO가 강조한 '빨리 빨리', '미리 미리' 철학은 정의선 회장이 작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기아 오토랜드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미리미리 준비돼 있는 사람만이 빠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무뇨스 CEO는 작년 11월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로 선임된 후 작년 11월 미 LA오토쇼에서 국내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빨리 빨리' 문화를 강조하면서 이러한 정 회장의 뜻을 이어갔다. 당시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전기차 규제 등과 관련해 "현대차의 특징 중 하나는 '빨리빨리, 미리미리' 문화다. 이 정신을 계속 활용할 예정이다. 챌린지(도전)가 계속 되겠지만 빠르고 유연한 대응으로 '빨리빨리'가 성공에 도움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86년 미시간주 미국기술연구소(HATCI) 설립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해 내년 40주년을 맞는다. 2005년엔 캘리포니아 모하비주행시험장, 미 앨라배마 몽고메리공장을 설립해 올해로 20주년이 된다. 작년에는 조지아주 신공장 가동에 본격 들어가는 등 2002년 이후 투자비용만 30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4년간 210억달러(30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미국서만 직·간접적으로 5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무뇨스 CEO는 "내년은 회사가 미국에서 설립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라며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를 현지화하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큰 발표(210억달러 투자)를 할 때는 인센티브나 관세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기본 사항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마포는 이에 대해 "단기적인 정책 변동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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