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복수의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TSMC가 활용 중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기반의 3나노 칩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출시 목표일은 내년 하반기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기업인 SMIC와 기술 개발 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의 이러한 시도는 ASML의 EUV 장비를 도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져 특히 주목된다. 화웨이는 중국 내 장비 기업과 협력해 DUV(심자외선) 기반 장비에 멀티패터닝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화웨이는 기존에도 EUV 없이 '기린 X90' 등 고성능 칩을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실제 공정은 7나노에 가깝지만, 고급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5나노급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웨이의 이번 3나노 개발은 GAA 외에도 탄소나노튜브 기반 반도체 등 실험적 접근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보완하고, 차세대 소재 기반 칩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된다.
화웨이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2019년 미국의 엔티티 리스트(제제 대상) 지정 이후 불가능해 보였던 첨단 반도체 독립을 향한 정면 돌파 전략의 연장선이다. 구글·인텔·퀄컴 등과의 거래가 막힌 이후 자체 운영체제(하모니OS)와 칩 개발에 집중해 왔으며, 최근에는 노트북·PC에도 자체 칩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화웨이의 3나노 양산 가능성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공정 구현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기술 격차에 균열이 생길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아직 수율면에서는 TSMC나 삼성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의지를 기반으로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며 "화웨이의 3나노 도전이 성공하면 미 정부의 기술 봉쇄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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