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내리자마자 은행들이 발빠르게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이제는 연 3% 예금금리가 실종됐다.
반면 대출금리는 평균 4%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난 4월 3%대로 내려왔지만 4%에 육박한다.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5~2.85%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연 2.58~3.10%)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금리가 떨어졌다.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고객에 0.5%포인트(p)의 우대 금리를 주는 'NH고향사랑기부예금'의 최고금리가 한 달 전까지는 3.10%를 기록하면서 3%대를 유지했으나, 이제는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내내 하락하고 있다. 지난 4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71%로 집계됐다. 전월 2.84%에서 0.13%p 낮아졌으며 지난해 10월(3.37%)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다. 한은이 올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예금 금리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출금리는 여전히 평균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4월 신규 취급 기준가계대출 금리는 연 4.36%였다. 가계의 신용대출 금리는 5.48%에서 5.28%로 0.20%p 낮아졌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금리는 4.17%에서 3.98%로 유일하게 3%대에 진입했지만 최근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려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낮아졌지만 은행에서 새로 나가는 주담대 10건 중 9건은 '고정금리'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89.5%로 집계됐다. 주담대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2021년 6월 39.5%까지 내렸다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점차 올라 지난해 8월에는 96.8%까지 뛰었다.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도 11월 81.4%, 12월 81.3%까지 내렸으나, 올해 들어 다시 90% 가까이로 올랐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3.370~5.516%로 집계됐다. 변동금리(연 3.880~5.532%)보다 상단이 0.016%p, 하단이 0.510%p 낮다.
전문가들은 지금 대출을 받으려면 현재 유리한 5년 고정형 대출을 이용하되 이후 상황을 봐서 갈아타는 전략을 권장했다.
김혜미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은 고정형으로 대출을 먼저 받고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바꾸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3년 내 상환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되지만 예전보다 부담이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