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쩌나" 막막한 심정
"학교 비자 중단되고 다른 비자도 어려워지는 분위기"
"학교 비자 중단되고 다른 비자도 어려워지는 분위기"
대학에서 공부하려는 학생뿐 아니라 기숙학교(보딩스쿨)에 가려는 중·고생, 현지 인턴십을 준비한 졸업예정자에 일반 비자 신청자까지 미국 비자 취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학생 비자 처리가 중단·지연되면서 다른 비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충남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모(25) 씨는 5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서 1년간 인턴으로 근무한 뒤 한국에 돌아와 경력을 쌓을 생각이었으나 현재는 잠정보류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1년간 인턴십 과정을 지원해주는 국비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J1 비자 발급을 준비해왔다. J1 비자는 문화 교류·연수를 목적으로 한 비이민 비자로 인턴, 연구원 등에게 발급된다. 김씨는 "함께 준비한 이들 중 절반이 비자를 못 받았다"면서 "막막한 심정이다. 에이전시를 통해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100% 붙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털어놨다.
미국 이민과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네이버 카페 회원들도 연일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 A씨는 "8월에 들어가야 하는데 미국 비자신청 언제쯤 시작될까요? 준비할 건 많은데 비자 신청을 못 하니 초조해지네요"라고 썼다. 또 B씨는 "기존 유학생들은 여름에 한국 다녀오면 미국 재입국시 문제 되는 경우가 있나 해서 여쭈어봅니다. 학교에서 출국 자제하라고 겁을 줘서 더블체킹해 봅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는 "kf비자(약혼자 비자)인데요. 며칠 전부터 아예 진행이 멈추어서 지금은 예상되는 기간이 거의 10~11개월입니다"라는 내용을 올리는 등 학생비자 외 다른 비자 지연 사례들도 올라오고 있다.
학부모들도 중·고등학생 자녀의 비자 인터뷰를 예약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 '반***'는 지난달 29일 "오늘 아침에 중학생 아들이 F1 비자 인터뷰에서 리젝(거절) 당했다"고 했다. 글 작성자는 자녀가 미국 보딩스쿨에 합격해 학비를 내고, 건강검진까지 마친 상태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비자 인터뷰 예약도 안 받는다"며 "이번에 미국을 못 가면 진로상 큰 문제"라고 걱정했다.
교환학생을 준비해온 이들도 당장 출국이 불투명한 상태다. 대학생 우지민(23) 씨는 "8월 초에 출국하려 했지만 지금 비자 인터뷰를 잡을 수 없어 교환학생 취소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씨는 "학교 다니는 3년 내내 열심히 준비해 왔고 겨우 승인 서류를 받아 드디어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런 사태가 발생해 너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예약된 비자 인터뷰가 취소됐다는 댓글 속 그와 반대로 신규 슬롯이 잠깐 열려 예약을 완료했다는 이들도 등장했다.
네이버 이용자 '깨비****'는 "아이의 교환학생 비자 인터뷰가 예정돼있었는데 그 일정이 취소됐다"며 "미국 대사관에서는 일정 재개와 관련해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반면 미국 박사과정을 준비하는 이모(26) 씨는 "친구가 인터뷰 예약 확인서를 출력하러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신규 슬롯이 열린 것을 발견했다"며 "그때 예약을 하지 못했던 일부 친구들은 인터뷰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세계 외교 공관에 외교 전문을 보내 미국에 유학하려는 학생에 대한 소셜미디어(SNS) 심사 및 검증 확대를 준비하기 위해 학생 및 교환 방문자 비자 인터뷰 일정 추가를 즉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에 있는 미국의 공관을 통해 F, M, J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에 대한 신규 비자 인터뷰 신청이 중단된 상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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