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원 지급 등 추경 띄우는 정부, '확장 재정' 방점
내수 활성화 외치지만 80조원 세수 결손 '부담'
전문가 "국채 의존 땐 회사채 시장도 흔들...증세·재정 효율 중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을 투입해 경기 반등에 나선다. 확장 재정 기조 아래 잠재성장률 3%를 목표로 정부는 침체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전 국민에게 25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 중이다.
다만 올해도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만큼, 국채 발행을 통한 대규모 추경은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추경의 방향과 규모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내수 회복을 위한 과감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차 추경 편성을 위해 각 부처는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기재부는 지난 5일 예산실장 주재로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열고, 추경의 방향성과 규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처별 재정 수요와 정책 우선순위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세법개정안과 함께, 예년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아닌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도 함께 다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잠재성장률 3%를 목표로 '확장 재정' 기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맞춰 대통령실은 경제수석 명칭을 '경제성장수석'으로 개편하고, 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를 발탁했다. 아울러 신설된 재정기획보좌관에는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를 임명하며 경제정책 라인업을 강화해 성장 기조에 힘을 실었다.
또한 이번 추경안에는 전 국민 지원금이 카드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2차 추경안에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이 포함되냐는 질문에 "당연히 카드에 있다"며 "소비 부진과 내수 부진을 타개할 민생 회복 분야의 (1차 추경에서)지원 규모가 너무 작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편 지원을 하면 소비 효과는 확실하게 있고 정책 효과는 달성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재정 여력이 어떨까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선별적으로 중하위층에 집중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부의 재정 여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기업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규제 완화 정책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편성된 13조8000억원의 1차 추경을 집행된 만큼, 2차 추경은 20조원대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0조+α' 추경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정부는 재정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쉽게 응답하기 어려운 처지다. 지난해 세수 펑크 규모는 30조8000억원, 2023년엔 56조4000억원에 달했다. 2년간 80조원 넘는 세수가 비면서, 국채 발행에 의존한 추경은 정부로선 재정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제는 0%대 성장률까지 예상되는 만큼 추경 규모는 크면 클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채를 많이 발행하게 되면 회사채 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들의 자본시장 조달 금리를 올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증세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재정학회장을 지낸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추경으로 경제성장을 올리겠다고 이야기하는데, 현재 정부가 돈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 채무로 충당할 때 결국 갚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가급적 빚을 지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올라가면 훗날 물가가 올라가는 등 악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