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5일 예산실장 주재로 각 부처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열고 2차 추경안 추진을 본격화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6일 라디오에 출연해 "올 초 민주당은 35조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고 세부 내역까지 정리해 제안했다"며 "35조원에서 (1차 추경액인) 14조원 정도를 빼면 20조~21조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게 당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2차 추경안은 지난 2월 민주당이 제시한 추경안 중 1차에 포함하지 않은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채무 조정과 탕감 예산 등을 2차 추경 사업에 새롭게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불황으로 줄폐업 위기 등 서민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발표한 올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약 719조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5조원 늘었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기준)은 11.07%로 2015년 2분기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여신전문금융사도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지난해 말 14만명에 달하며 1년 전보다 29%가량 급증했다.
이 대통령의 정책공약집을 보면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의 단순 채무 조정이 아닌 실질적으로 해소할 정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사가 보유한 소상공인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관리하는 '배드뱅크'가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이 과거부터 강조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으로 정부 재정으로 보전한다. 배드뱅크는 장기 소액 연체채권 소각을 위해 한시적으로 대규모 펀드를 설치해 소득 정도에 따라 채권 소각을 지원한다.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채권 소각 대상에 포함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확대하고, 장기분할상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새출발기금 지원 자격 완화와 대상 확대 등도 내걸었다. 이 밖에 골목 상권 회복을 위해 국민 1인당 지역 화폐 25만원을 주는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사업도 앞세울 수 있다. 민주당이 관련 예산으로 추산한 12조8000억원에 더해 지역 화폐를 지급할 때 제공하는 10% 할인 관련 예산 2조원까지 포함하면 14조8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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