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 TF 물가 대책 주문
민주당, 물가 관리 TF 구성, 당정 협의 통해 대책 마련
기재부, 가격변동 큰 품목 점검 후 3차 회의 때 대책 보고
"정부 시장 메시지 통해 가격 인상 자제 협조 구해야"
민주당, 물가 관리 TF 구성, 당정 협의 통해 대책 마련
기재부, 가격변동 큰 품목 점검 후 3차 회의 때 대책 보고
"정부 시장 메시지 통해 가격 인상 자제 협조 구해야"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9일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 후 "먹거리 물가가 끝을 모르고 지금 상승하고 있다"며 "당 차원의 물가 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당정협의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이날 "계란, 닭고기, 과일류 등 민생과 밀접하고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수급과 유통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관계부처와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다음 3차 비상경제점검회의 때 대통령에게 관련 대책을 보고하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정이 긴밀히 움직인 데는 이 대통령이 다음 3차 회의 때까지 물가 관리 등 대책을 보고해 줄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근에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그러더라.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인가"라며 물었다.
회의에 참석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가공식품 위주로 맥주라든지 라면이라든지 그런 부분은 많이 올랐다"며 "걱정되는 부분이 계란과 닭고기, 특히 닭고기는 브라질 쪽에서 순살치킨을 많이 수입을 하는데 여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우리가 잘못 대응하면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 최근 물가 지표를 보면 가공식품과 농·축·수산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가공식품 물가는 전월보다 4.1% 상승했는데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11월 (1.3%)보다 3배 가량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 10개 중 7개 품목의 가격이 계엄 사태 이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가공식품 74개 품목 중 53개 품목(72%)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11월보다 상승했다. 초콜릿(10.4%), 커피(8.2%)는 물론 빵(6.3%)과 생수(5.9%), 햄 및 베이컨(5.6%), 라면(4.7%) 등이 줄줄이 올랐다. 특히, 오징어채가 31.9%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률이 5% 이상인 품목만 19개에 달했다.
이 같은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는 국정 공백 이후 식품업계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대상의 경우 지난 1월 마요네즈, 샐러드 드레싱과 후추 제품 가격을 19∼23% 인상했다. 농심은 신라면 등 라면 가격을 4~5% 가량 올렸고,오뚜기도 4월 진라면 등 라면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했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30일 맥심 등 커피 전 제품 가격을 7.7% 올렸다.
계란도 4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닭고기와 함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계란 산지 가격의 경우 4월과 지난 달 특란 10개 기준으로 1773원과 1838원으로 각각 10.2%, 12.2% 올랐다. 계란 산지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달 평균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에 7026원으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넘었다. 덩달아, 지난 달 닭고기 산지 가격도 1년 전보다 1.5배 수준으로 올랐다.
정부는 산란계 고령화와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등 질병 발생으로 계란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4∼6%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밥상 물가에 빵, 라면 등 필수 식료품 가격마저 오르며 저소득층 위주로 서민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직접 가격 통제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커 물가 관리 대책과 함께 시장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 정부에서 식품업체들에게 가격 인상 자제를 시켰다 정권 공백기가 생기니까 가격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며 "새 정부 들어 다시 시장에 개입하기는 부담이 클테니 기업들이 뜨끔할 수 있도록 시장에 강력한 물가 관리 메시지를 내는 방식으로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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