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점포 수익 개선 시급
쿠팡, 네이버·C커머스 기민 대응
11번가, 주7일 배송시스템 구축
KG F&B, 식품 브랜드 경영 강화
쿠팡, 네이버·C커머스 기민 대응
11번가, 주7일 배송시스템 구축
KG F&B, 식품 브랜드 경영 강화
유통기업들의 리더가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녹록지 않아진 경영환경에서 수익성·지속성장 모멘텀 강화를 위한 고삐를 죄는 조치로 풀이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통합 매입 체계 구축 후 비용 절감에 집중해 온 이마트24, 네이버·C커머스 출격을 마주한 쿠팡, 손익구조 개선이 급한 11번가, 종합 식품기업으로서의 지속성장을 모색 중인 KG F&B 등이 리더를 교체했다.
숱한 논란에 휩싸인 더본코리아도 이날 '백종원 단독대표 체제'를 선언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신세계그룹 계열사 대표 중 가장 젊은 1974년생 상품 전문가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2000년 신세계이마트부문으로 입사해 노브랜드BM 기획·운영팀장, 그로서리본부 신선2담당 등을 역임한 최진일 신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악화한 편의점 사업의 수익성이 대표 교체로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2조1631억원으로 전년대비 2.8% 줄었다. 같은 기간 점포수도 293개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까지 진행한 점포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탈피에 실패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점포수는 6156개로 지난해 말 대비 26개 늘었는데, 매출이 지난해 4분기(5185억원) 대비 10.16% 줄었다. 점포당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만큼, 매출을 끌어올릴 특화·히트 상품 출시와 고정 비용 절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적자폭 축소 속도를 높여 흑자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기존 강한승, 박대준 각자대표 체제에서 박대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쿠팡㈜ 이사회 의장은 강 대표에서 박 대표로 바뀌었다.
박대준 단독대표 체제의 쿠팡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이커머스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본업에 자원을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넷플릭스, 네이버-컬리, 신세계그룹-CJ대한통운 등 '반 쿠팡 연대' 구축 속에 물류, 유통 등 비즈니스 본질에 리더십을 집중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본격화, C-커머스의 공격적인 사업 전개로 이커머스 시장의 변수가 커지자, 경영관리 부문·신사업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던 리더십을 일원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밍 한 번 놓치면 주도권을 잃는 곳이 바로 이커머스 시장"이라며 "쿠팡이 단독 대표로 리더십을 통합한 만큼, 의사결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2년 쿠팡 정책담당 실장으로 합류한 박 대표는 이후 정책담당 부사장, 신사업부문 대표를 역임하며 전국 로켓배송 확대, 인공지능(AI) 물류 강화 등 쿠팡의 커머스와 인프라 사업 개발을 맡아왔다.
매각을 추진 중인 11번가는 지난 4월 말 선임된 박현수 대표가 '실적 개선'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박 대표는 취임 일성에서 "올해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해 오픈마켓과 리테일(직매입) 사업을 포함한 전사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달성으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이 2023년 대비 35% 줄었고(5618억원), 영업적자는 754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오픈마켓 부문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4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는 점과,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는 점 등은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박 대표는 주 7일 배송 시스템 구축 등 배송 경쟁력 강화를 통해 MAU(활성이용자수)를 늘려나가는 동시에, 비용 구조 작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 5일부터 3차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11번가는 앞서 2023년, 2024년 각각 한차례씩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KG F&B의 경우 다양한 식품 제조·식자재 브랜드의 전략 컨설팅을 맡아 온 경영 컨설팅 전문가인 윤석찬 COO(최고 운영 책임자)를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COO로서 KG F&B가 보유한 각 브랜드의 미래 운영 전략을 수립해 온 윤 대표는 종합식품기업으로서 KB F&B만의 성장 공식을 만들어 나가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G F&B는 지난해 KG할리스에프앤비와 종속회사 KG프레시의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보유 브랜드로는 할리스와 육가공 브랜드 미소(MEASO), 한트바커, 육포공방 등이 있다.
더본코리아도 이날 백종원·강석원 각자대표 체제에서 백종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각자대표 체제에서 발생했던 의사 결정 지연 문제와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해 체제 변경을 결정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백 대표는 앞으로 더본코리아의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한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원산지 표기와 식품 안전·가맹점 관리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존 관리 라인의 문제를 규명하고 품질·가맹·유통 관리 부문을 이끌어갈 외부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부문별 전문 경영인에게 권한을 위임해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백 대표는 "이번 위기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준엄한 경고"라며 "배수진의 각오로 기업의 혁신과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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