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친윤, 수도권-영남권 대리전 양상
14일까지 후보등록, 추가 출마 가능성
14일까지 후보등록, 추가 출마 가능성
김 의원과 송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과 탄핵이 대선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면서도 "'경제 성장은 보수'라는 성공신화가 깨진 것도 대선 패배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가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송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30여년간 근무한 경제·재정 전문가라는 점을 앞세워 "평생에 걸쳐 다져온 경제·재정 분야의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탕평인사 △국민 경청 의원총회 연속 개최 △이재명 정권에 대응할 '그림자 내각' △오월동주 연합 전선 등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6·3 대선 패배 이후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9월 전당대회를 포함한 차기 지도 체제, 당 개혁안을 둘러싸고 계파 간 내홍을 겪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두 사람은 나란히 쇄신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특정 계파로 본인들을 분류해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것에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고, 송 의원 역시 "김 의원이나 저나 특별히 계파가 없다"고 했다.
당장 이날도 김 의원과 송 의원은 계파 갈등에 선을 그었지만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을 두고 시각차를 나타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혁안의) 실행 과정에서 절차나 파장은 좀 더 세심히 보자는 의견이 있다"며 "그런 의견들도 청취해 가면서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읽힌다. 반면 송 의원은 개혁안에 포함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조치 등을 두고 "지금 와서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게 잘못됐고 고구려가 통일했어야 한다고 뒤집을 순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새 원내대표는 당 통합·쇄신과 함께 소수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든 채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누가 선출되더라도 어느 때보다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지금도 국민의힘은 갈등만 노출할 뿐 다방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 등록 신청이 오는 14일 이뤄지는 만큼 추가 출마 선언이 이어질 수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조경태·나경원·박대출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혔던 김도읍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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