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디지털자산 규제 법안 논의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상치 하회 등 지난주 가상시장에 전반적인 호재로 시장도 활황을 보였지만, 마지막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가격을 다시 끌어내렸다.
1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10만560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과 비슷한 가격대다.
비트코인 외 주요 알트코인도 지난주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더리움은 2530달러, 엑스알피(XRP·리플)는 2.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주일 전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했지만,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행된 지난 10일 긍정적인 논의가 이어졌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28일 이후 다시 11만달러를 넘어섰다.
이와 함께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탈중앙화금융(디파이)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밝히고, 가상자산의 규제 관할을 명확하게 하는 CLARITY 법안이 하원에서 진전을 보인 것도 가상자산 강세장을 이끌었다. 예상치를 밑돈 CPI도 상승 호재로 꼽혔다.
앳킨스 위원장은 "개인 재산에 대한 자기 보관권은 미국의 근본적인 가치"라며 당국에 디파이 기업들이 제약 없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예외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존 규제당국의 접근법과 완전히 다른 방향이라며 디파이 혁신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CLARITY 법안에 대해서는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규제를 명확하게 한다는 제도화 관점에서 이 같은 논의가 활발해지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같은 호재에 11만달러 공방을 이어가던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린 것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선제공격한 뒤 이란이 보복공격으로 맞대응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자 전 세계 주식시장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13일 비트코인 가격은 10만3000달러선까지 떨어지며 1주일 만에 7000달러 가까이 가격이 움직였다.
이번 주 역시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 지속 여부가 시장의 큰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까지 예고돼 있어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속에서 장기적인 상승 흐름은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관 중심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사이드인베스터에 따르면 지난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각각 13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8738억원), 5억2820만달러(약 7224억원)가 순유입됐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13일 유입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최근 한 달간 이어진 유입세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확산되면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는 등 이번 주는 중동 정세가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 FOMC의 기준금리 결정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도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어 금리 결정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점도표 조정 여부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스탠스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경우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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