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격에서 포르도우 핵시설은 피해 면해
산속 깊게 건설된 포르도우는 이란의 핵 보루
고농축 우라늄 전국에 분산 저장했을 가능성
시간만 벌었을 뿐 이란 핵개발 못 막을 수도
산속 깊게 건설된 포르도우는 이란의 핵 보루
고농축 우라늄 전국에 분산 저장했을 가능성
시간만 벌었을 뿐 이란 핵개발 못 막을 수도
![[기획]핵전문가들 "이란 핵프로그램 무너지지 않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602109989660009[1].jpg "[기획]핵전문가들 \"이란 핵프로그램 무너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나탄즈에 있는 우라늄 원심분리기와 무기 생산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을 공격했다. 핵 과학자가 사망해 무기 개발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관련 전문 지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이란의 요새화된 시설인 포르도우(Fordow) 핵시설은 파괴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번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강력한 타격을 가했지만 이란의 핵능력은 일시적 손실을 입었을 뿐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이스라엘과 유엔 원자력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나탄즈에 있는 이란 최대 농축 시설의 원심분리기가 파괴되고, 이란의 최고 수준 핵과학자 최대 10명을 사살했으며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공급망의 핵심 부분을 파괴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란의 가장 삼엄한 방어체계를 갖춘 핵 시설은 아직 파괴하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로 인해 테헤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란이 국제 사찰단을 추방하고 핵무기 제조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제게됐다. 이스라엘의 핵 우려는 털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최대 과제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가장 요새화된 핵 시설인 포르도우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란의 성지 쿰 인근 산비탈 깊숙이 건설된 포르도우는 미국의 벙커 파괴용 대형 폭탄으로만 파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과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과의 협상가로 활동했던 리처드 네퓨는 WSJ에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근본 해결책은 포르도우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과학자들을 표적으로 삼으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서 수년을 후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란이 핵 전문 지식을 보존·축적하고 있으며, 차세대 과학자들에게 전수하기 위한 정교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다른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우의 용기에 저장되었던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전국에 분산시켜 놓았을 수도 있다. 이 비축량에는 10개 내외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60% 고농축 우라늄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WSJ에 이란이 포르도우에서 농축을 계속한다면 한 달 내에 9개의 핵무기를, 두 달 안에 13개의 핵무기를 가동할 수 있는 비축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는 이스라엘의 첫 번째 목표물은 포르도우와 나탄즈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농축 우라늄 저장고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목표는 이란의 더 많은 핵과학자들을 공격하고 테헤란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시험, 진단 및 제조 장비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이 전 간부 시마 샤인도 이스라엘 군사작전의 성공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얼마나 무력화시키는지에 달려 있으며, 그 노력에 대한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산 속 깊은 포르도우의 내부를 파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스라엘이 입구를 붕괴시킬 수는 있지만, 비밀 탈출로가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포르도우를 상당 기간 동안 작동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이란은 핵물질 비축량이 온전하다면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다른 은밀한 경로를 활용할 수 있다. 이란은 수년간 유엔 원자력기구(IAEA)가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의 카메라 영상에 접근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즉, 비밀 지하시설에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수많은 원심분리기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시설은 특별히 클 필요는 없다. 수백 대의 고성능 원심분리기가 있다면 단기간에 비축량에서 무기급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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