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수도권으로 상승 확산
부동산 정책 방향성 제시 못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검토할듯
부동산 정책 방향성 제시 못해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검토할듯
![[기획] 불붙은 집값… 李정부 `발등의 큰불`](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702100163046001[1].jpg "[기획] 불붙은 집값… 李정부 `발등의 큰불`")
서울 집값이 오름세를 이어갔다. 서초와 강남, 송파구 등 '강남 3구'에 이어 강북권, 그리고 수도권까지 상승 지역을 넓히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을 전후로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지만, 새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방향성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부랴부랴 공급 확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정책이 발표되고 실제 실행되기까지의 시차로 인해 집값 상승을 초기에 제압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38% 상승했다. 전월 0.25% 상승에서 상승폭이 0.13%포인트 커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 강남 3구는 1% 가까이 올랐고, 성동구와 용산, 마포, 강동구도 0.6% 이상 상승하며 강남 3구에 잡중됐던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에도 서울 집값이 빠르게 오른 것은 다음 달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둔 '막차 수요'와 향후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감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1년 뒤 집값을 전망하는 '주택가격 기대심리지수'는 지난달 111로 연내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완화 등 추가 공급대책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이 같은 대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최소 3년여의 시간이 걸려 당장의 시장 과열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날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계대출 점검회의를 개최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단순 수요 억제 만으로는 불 붙은 시장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새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집값 상승은 분명 새 정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을 보면 당분간 지켜보는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의 주도할 '키맨'이 정해지지 않았고, 조기대선으로 인한 부동산 공약 철학 부재 등이 문제로 꼽힌다. 향후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도 부동산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우선 비공식적으로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투기과열지구 지정, 대출규제 강화 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토허구역 지정 등으로 집값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토허구역 지역의 집값까지 재차 상승하면서 결국 강력한 규제책을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투기과열지구 지정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규제지역 지정을 위해서는 국토부가 심의위원을 소집해야 하는데, 국토부는 심의 일정을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의 국토교통부 장관과 부동산 정책 수장 등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고, 이 대통령의 몇몇 발언을 제외하면 공약집에서도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권대중 한국부동산융복합학회장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일러야 8월은 돼야 나올 것"이라며 "결국은 대출 규제 강화와 규제지역 지정, 공공주택 공급 확대가 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어 "만약 집값 상승이 이어진다면 '세제로 집값을 잡지 않을 것'이라 말한 것과 달리 우회적인 세제 정책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상승장이 이전과 같이 전국적인 '투기 광풍'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지방지역의 부동산 시자을 고려하면 지금의 집값 상승세는 서울을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대출규제를 포함한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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