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대표 금융정책 중 은행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결합할 경우 ESG 디지털펀드, 포용송금 솔루션 개발 등 새 먹거리 창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의 숙원과제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새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힘을 실으면서 은행들도 신(新)사업 창출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IBK기업·Sh수협은행 등 은행 6곳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는 사단법인 오픈블록체인·DID 협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다른 은행들의 추가 합류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면서 제도화 논의에 속도가 붙게 됐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의 최소 자본금 기준을 기존 논의됐던 50억원에서 5억원 이상으로 낮춰 은행권을 넘어 비은행권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에 은행권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연계 사업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중 각 은행의 ESG 경영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은행의 ESG 경영 강화를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ESG 경영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하면 ESG 인증 연결이 가능해진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경우 그린채권, ESG 인증대상 거래에 스마트계약 인센티브가 연계되기 때문이다. ESG 모니터링과 스테이블 지급을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은 물론 ESG 디지털펀드, 포용송금 솔루션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 포용금융 강화, 녹생성장 전략을 국가경제 핵심 축으로 제시한 만큼 스테이블코인 정책은 은행의 ESG 디지털화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ESG 경영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민은행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잡았다. ESG리포트 발간,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ESG 종합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의 ESG 경영을 진단하는 것이다. 금융소회계층 대상 디지털교육·대출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ESG 실적에 따라 대출 조건을 차등으로 적용 중이다. ESG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도 직접투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기차 충전소 설치, 페이퍼리스 캠페인 등을 통해 친환경 점포를 늘리고 있다. 지속가능채권(그린본드)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농협은행은 스마트팜, 농식품업 중심으로 8조원 규모의 녹색금융을 지원하는 등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에 앞장서고 있다. ESG 거버넌스를 통해 투명한 경영, 지역사회 포용금융 등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국내 통화 기반 ESG 디지털 금융상품의 개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블록체인 스마트계약을 통한 녹색금융 지급, 모니터링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농업 분야 등 ESG 대상 금융지원을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송금하거나 플랫폼화하면 송금비용 절감과 실시간 거래 내역 추적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