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로자의 기계 끼임 사고와 관련해 수사당국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17일 경기 시흥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SPC삼립 본사와 시흥시 소재 시화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29일만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SPC삼립 본사와 시화공장 등 2곳의 건물 내 사무실 12곳이다.
여기에 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위반 혐의로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를 입건한 상황이어서 김 대표이사의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경찰과 노동부는 중처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압수 대상물은 사고가 발생한 크림빵 생산라인의 공정 전반과 작업 절차, 사고 예방 조치 등 안전·보건에 관한 서류 및 전자정보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3시께 SPC 시화공장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라고 불리는 기계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로 숨졌다.
경찰과 노동부는 사고 직후 현장 조사와 공장 관계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이 근로자가 기계 안쪽으로 들어가 컨베이어 벨트의 측면 부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 기관은 같은 달 27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으로 감식을 진행하고, 김 대표이사와 법인, 공장 관계자들을 형사 입건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이후 강제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 영장을 여러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사고가 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지 않자 다른 사고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으면서 수사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노동부는 압수수색 관련 입장문을 통해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윤활유 도포 등 기계 정비 작업 시의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에 대한 증거자료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며 "확보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근로자 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업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가 제대로 구축됐는지 철저히 수사하고,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