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법안처리·인사청문회·원구성 등 난항 예상
이날 만남은 김 원내대표가 송 원내대표를 예방하면서 이뤄졌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송 원내대표는 전날 각각 신임 원내사령탑으로 뽑혔다.
첫 만남인 만큼 양당 원내대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동시에 그간 정치가 실종되고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다는 점을 의식한 듯 협력과 협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형성했다.
현실은 간단치 않다. 현재 국회는 민생·경제 회복이 절실한 가운데 각종 법안 처리부터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원구성까지 각종 현안들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사안별로 여야 간 이견이 크고, 22대 국회가 임기 초반부터 갈등과 대립이 극심했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뽑힌 원내대표들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견례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김 원내대표와 송 원내대표는 이날 만남에서 협치와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송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만남을 정례화하는 것에 합의를 봤다"며 "그 이외에도 자주 만나면서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 역시 "협상하는 날이 아니고 각 당에서 신임 원내대표가 뽑혀 예방하는 차원이었기에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못했으나 원내 지도부 간에 소통이 필요하고 자주 만나자는 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와 송 원내대표는 모두 실무 능력을 겸비한 관료 출신의 정책적 인물이라는 게 장점이다. 김 원내대표는 26년간 국가정보원에서 블랙요원과 인사처장으로 근무한 당내 '정보통'으로 과거 김대중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을 거쳐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 개혁 태스크포스(TF)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송 원내대표는 기획재정부에서 30여년간 근무한 경제·재정 전문가로 22대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았다. 게다가 20대를 시작으로 22대 국회까지 내리 당선된 3선의 중진이라는 점에서 두 원내대표 간 합이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다만 여야 협치가 말 그대로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두 원내대표는 이날 덕담 속에서도 협상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듯 팽팽한 신경전은 이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민생회복 지원금을 포함한 추경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고 송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길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의 요구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송 원내대표는 예산 정책통인 만큼 국정의 현실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경제가 흔들리고 민생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고 지금은 속도도 중요하다. 정치는 늦으면 '무책임'이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했다. 반면 송 원내대표는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갖고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짐으로써 입법권 내에서 상호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민들에게 민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 법안들이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형태로 통과되도록 해 온 것이 국회의 오랜 관행이었다"며 "법사위원장 부분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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