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8일 더불어민주당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준다면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보위원장직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석기·성일종·신성범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협조한다면 여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통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보위원장직을 민주당에 넘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 의원은 각각 외통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보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상호 견제를 위해 법사위만은 야당인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며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고 원구성 협상을 다시 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2004년 17대 국회부터 제1당이 국회의장,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식하면서 관례를 깼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동안 공수처법, 검수완박법, 임대차 3법 등의 악법들이 제지 없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민주당의 법사위는 행정부를 견제하기는커녕 앞으로도 이재명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민주당 정부가 입법·행정을 장악하고 사법부 장악까지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재판 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이재명 면소법(공직선거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 법안들은 모두 국회 법사위 소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이후 줄곧 포용과 협치, 대화와 타협을 이야기했고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협치를 이야기했다"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존경한다니까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고 했던 이 대통령이 '협치한다니까 진짜 협치한다는 줄 알더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께서 지켜보고 계신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무너진 삼권분립을 다시 세우고 민주주의 정신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는 것은 절대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삼권분립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는 민주당만의 국회가 아니므로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넘기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분열과 갈등에서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속히 다시 돌려놓으라"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왼쪽부터) 정보위원장,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