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브랜드의 짝퉁 화장품을 판매·유통시킨 도매업자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이 유통시킨 짝퉁 화장품은 주요 원료와 내용량 등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일명 '맹물' 제품으로 드러났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짝퉁 화장품을 유통해 상표법을 위반한 혐의로 도매업자 A(42세)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2023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SKⅡ, 키엘, 에스티로더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짝퉁 화장품을 병행수입 제품인 것처럼 속여 8만7000여점(정품가액 79억원)을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들은 화장품 유통업자 조차 정품과 가품 구별이 어려울 만큼 용기, 라벨, 포장 등을 매우 정교하게 제작한 짝퉁 화장품으로 구매자를 현혹했다. 특히 유통업자에게 짝퉁 화장품을 정품인 것처럼 속여 공급했고, 유통업자는 해외로 수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표경찰이 이를 인지해 짝퉁 화장품 6000여점(정품가액 5억6000만원)을 전량 압수조치했다.
이들은 홈쇼핑 협력업체를 통해 홈쇼핑에 납품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상표경찰은 이들이 홈쇼핑에 납품하려고 경기도 일원의 창고에 보관 중이던 짝퉁 화장품 등 4만여점(정품가액 59억여원)을 유통한 판매기록도 확보했다. 상표경찰 조사 결과에서 피의자 A씨는 해외 영업활동 및 수입 총괄을, B씨는 수입 관련 서류 작성, C·D씨는 국내 유통을 맡는 등 조직적으로 짝퉁 화장품을 유통시켜 왔다.
압수된 짝퉁 화장품 성분을 전문기관을 통해 분석한 결과, 유해 성분이 검출되지는 않았으나, 주요 원료와 내용량 등이 기준치에 미달되는 '맹물'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SKⅡ에센스 짝퉁 화장품은 미백을 위한 핵심 기능성 원료인 '나이아신아마이드'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에스티로더 짝퉁 세럼은 평균 내용량이 표기량의 기준치에 미달됐다. 맹물 짝퉁 화장품은 정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신상곤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가격이 정기보다 낮은 제품을 구매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허청은 소비자 피해가 크고, 국민 생활과 안전, 건강을 위협하는 위조상품을 근절하기 위한 기획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