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가 '삼성 백혈병 조정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아 피해보상 합의를 이끌어낸 김지형(사진) 변호사를 상설 독립기구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발탁하고 대외적 신뢰 회복에 나선다.
최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수년 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PC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옥에서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 독립 기구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의 출범식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SPC그룹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을 위한 기구로, 위원장은 전 대법관 출신 김지형 변호사가 맡는다.
김 변호사는 2016년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장, 2018년 김용균씨 사망 사고 관련 특별조사위원장을 맡은바 있으며,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와 관련해 2018년 가족대책위원회 추천으로 조정위원장을 맡아 피해보상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이름을 알렸다. 또 지난 2020년에는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서 중재 및 조정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 고문변호사로 재직중이다.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윤리·준법 관련 정책과 규정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독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원장 외에 외부위원 3명과 회사 내부위원 1명으로 구성됐으며, SPC그룹 내 실무를 전담하는 사무국을 별도로 설치해 운영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번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은 SPC가 최근 연이은 사망사고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을 이뤄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 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만큼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SPC 관계자는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과 관련해 "준법 정신을 기업의 기본 가치로 확립하고 실천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출범했다"며 "위원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정도경영을 실천하고 고객의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열린 1차 회의에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SPC그룹의 주요 준법 이슈 점검과 함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구축 현황을 검토했다. 특히 최근 SPC삼립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사업장 전반의 안전사고에 대한 심층적 원인 조사 등 후속 조치 권고안을 의결했다.
위원회는 회사의 자발적 조치와 변화 선언만으로는 대외적 신뢰 회복과 근본적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위원회가 선임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조사단을 통해 제빵 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 원인 등 잠재적 위험 요인에 대한 정밀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추진하도록 SPC그룹에 권고했다.
또, 위원회 산하에 노동소위원회를 설치해 그룹의 산업안전 및 노사 이슈에 대한 검토와 대책 수립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까지 최근 4년간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는 3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회사측에서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올해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지형 위원장은 "준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많이 받는 기업일수록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잘 갖출 필요성이 그 만큼 더 크다"며 위원장직 수락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SPC그룹이 사회적 제3자로부터 검증 받는 것은 SPC그룹과 시민사회의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는 SPC그룹에 준법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는 것을 목표로 준법 감시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옥에서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가 발족식을 갖고 첫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SPC 제공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SPC1945 사옥에서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가 발족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이정희(왼쪽부터) 위원, 문은숙 위원, 김지형 위원장, 여연심 위원, 경재형 위원. SP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