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한 독자 특허를 출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 시작한 샤오미가 전기차 핵심 부품 경쟁에까지 진입하며 '기술 자립'과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19일 중국 매체 CarNewsChina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전고체 배터리의 이온 전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층상 전극 구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활물질과 바인더, 전도제, 고분자와 금속염으로 이뤄진 고체 전해질을 활용해 여러 전극층과 집전체를 통합하는 설계다.
샤오미는 이번 특허에서 두꺼운 전극에서 발생하는 이온 수송 문제를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전고체 배터리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고속 충전 시 이온 수송의 병목 현상을 극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샤오미는 자사의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타입이 CTB(Cell-to-Body) 설계를 지원하며 77.8%의 부피 효율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높이는 차량 바닥을 포함해 120mm에 불과해 공간 활용성과 무게 분산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를 제공한다.
아울러 중국 테스트 기준 샤오미의 전고체 배터리는 1200km 이상의 주행거리와 10분 만에 800km의 급속 충전이 가능했다. 기존 리튬 배터리 생산 라인과 호환되는 점은 향후 양산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샤오미의 행보는 전고체 배터리를 둘러싼 중국 내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해 1월 중국 정부는 '전고체 배터리 협력 혁신 플랫폼(CASIP)'이라는 컨소시엄을 출범시키며 산업 전반의 연대를 강화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CATL, CALB, EVE에너지, 고션 하이테크, SVOLT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 BYD의 자회사인 FinDreams Battery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로는 BYD, 니오 등 민간 기업은 물론 다수의 국유 기업도 포함됐다.
실제 중국 CATL과 SAIC는 2027년 소규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션은 지난달 파일럿 생산을 시작했다. BYD는 양산 시점은 미정이지만 지난해 이미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완료했다.
글로벌 경쟁도 마찬가지다. 도요타는 2027~2028년 사이 첫 전고체 배터리 탑재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BMW는 이미 프로토타입 'i7'을 통해 실주행에 돌입했다.
이번에 샤오미까지 특허 출원을 하며 시장 내 모멘텀 확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독자 기술 확보는 향후 샤오미가 CATL이나 BYD 등 외부 배터리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2010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이후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했다. 올해 초 윌리엄 루 샤오미 사장은 "2027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샤오미 전기차를 판매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