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급 부족과 유동성 증가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에 나와 있던 매물까지 자취를 감추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상승했다. 2018년 9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강남 3구'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재지정에 따른 풍선효과,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전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성동구 아파트값은 12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인 0.76% 올랐고, 마포는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인 0.66% 상승했다. 강동(0.69%)과 동작(0.49%), 양천(0.38%) 등도 상승폭을 확대하며 서울 주요 지역이 모두 들썩이고 있다.
토허구역 재지정으로 주요 지역의 아파트 거래가 막히자 주변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풍선효과와 '갭메우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달 강화되는 대출규제까지 '포모'(소외공포)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은행의 추세적 금리 인하가 시작된 상황에서 새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유동성이 더 늘어나고, 이 자금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점도 아파트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정부의 '공급 시그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공급밖에 답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서울 집값 상승 랠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은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고, 공급 대책이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돼 집값이 진정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한 서울 아파트 매수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집값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신규 공급 시그널과 함께 기존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으로 나올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DSR 규제 강화로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낮은 집을 찾으면서 오히려 상승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와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집주인을 다시 시장으로 불러내기 위해서는 결국 부동산 거래 관련 세금을 낮춰주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