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990선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줄이며 3014선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도 개인이 1조5000억원 넘게 순매수에 나서며 증시를 떠받쳤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7.37포인트(0.24%) 하락한 3014.47에 거래를 마쳤다. 2990선 개장 이후 낙폭을 줄이며 3000선을 탈환했고 이날 한 때 3019포인트까지 반등했다가 장 마감 직전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주말 사이 미국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불안에도 3000선을 지켜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9697억원, 외국인이 4656억원을 덜어냈음에도 개인이 1조5041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하락을 일정 부분 방어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두산에너빌리티가 13%대 강세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은 물론, 시가총액 순위 7위에 올라섰다. 지난 16일 시총 10위권에 진입한 지 일주일 만에 현대차와 KB금융, HD현대중공업 등을 제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강세는 국내외 발전 수요와 원전 확대 기대감 영향이다. 인공지능(AI), 전기차 확산 등에 따라 글로벌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발전소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NAVER, 카카오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정책 기대감에다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이사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 소식이 맞물리며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기준 NAVER는 이달 들어 54.67% 상승했고 카카오 또한 58.31% 급등했다.
반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4%, 3% 약세를 나타냈고 LG에너지솔루션, 삼성전자도 소폭 하락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에도 개인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3000선을 유지했다"며 "주말 사이 미국의 이란 폭격이라는 반전이 등장했지만, 코스피는 더 큰 반전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에 따라 유가 방향, 인플레이션 우려 연동이 불가피하다"며 "7월초 상호관세 유예 기한도 다가오고 있어 오는 24~25일 열리는 나토(NATO) 회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는 26일 새벽 5시 30분 예정돼 있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마이크론 실적 향방에 따라 한국 반도체에 모멘텀이 부여될 수 있어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등이 시작된다면 지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4 제품 검증(Qualifying) 통과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