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행정지도를 통해 SK텔레콤에 내린 신규영업 중단이 24일부터 해제된다.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달 SKT의 신규 모집을 제한한 지 약 두달 만이다.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영업을 재개하면 이동통신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본격적인 경쟁은 내달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시행과 함께 삼성전자 신규 폴더블폰 출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행정지도를 통해 SKT에 부여한 신규영업 중단을 24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일 SKT에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할 때까지 신규 이동통신 가입자 모집 중단을 권고하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린 바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T가 향후 교체 수요 이상으로 유심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지난 20일부터 새 예약시스템이 시행되고 안정화됐다"며 "유심 부족과 관련해 SKT에 내린 행정지도의 목적이 충족돼 신규영업 중단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T에 신규영업을 재개하더라도 기존 가입자의 유심 교체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SKT는 지난달 5일부터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전국 2600여개 T월드 대리점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했다. 지난 16일 e심 사용자에 한정해 신규 가입을 재개했지만, 실물 유심을 통한 영업이 가능해야 사실상 영업 재개가 가능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SKT는 전국 유통망과 협업해 신규 가입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차질없이 제공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KT 측은 "침해사고 관련해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가입자들을 위한 지원은 이어갈 예정"이라며 "현재 유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개편된 신청 사이트를 활용해 희망 일정에 맞춰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달 말까지 500만개, 이달 말까지 600만개 유심을 추가로 확보했다. 내달과 8월에도 500만개씩의 유심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SKT는 전날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로 약 4만개 유심을 교체했고 이날부터 6월 말까지 노인복지관, 시각장애복지관 등 12곳을 방문해 유심 교체를 진행한다.
SKT의 영업 재개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50일간의 신규 영업 중단 기간 동안 약 5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했고 시장 점유율 40%선도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4월 기준 SKT의 휴대폰 가입 회선 점유율은 40.08%로 이후 시장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업 재개로 숨통이 트이는 일선 현장 대리점들은 이탈한 가입자를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신사 보조금 경쟁이 격화될지도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내달부터 보조금 경쟁이 본격 불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에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와 단통법 폐지가 맞물리면서 휴대전화 유통시장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도입된 단통법은 내달 22일 폐지된다. 업계는 애초 휴대전화 가입자 포화 상대로 단통법을 폐지해도 과거와 같은 출혈 경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SKT 신규 영업 재개와 맞물려 '보조금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통신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다만, 단통법 폐지 전까지는 극심한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T의 영업중지 기간 동안 KT, LG유플러스 등은 돈만 투입하면 가입자를 빼앗아갈 수 있었는데 3사가 경쟁에 나선 만큼 재원을 투입해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낼 수 없어 당장 출혈경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7월 삼성전자 폴더블폰 등 신규 단말이 나올 때까지는 유통망 경쟁은 수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해킹 조사 결과 발표와 보상안 마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르면 이달 말 SKT 해킹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SKT는 이에 맞춰 유통망 보상안 및 보안 강화 조치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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