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DSR 앞두고 문턱 상향
할인은 '찔끔' 심사는 더 강화
지난달 저신용자 이자 부담↑
할인은 '찔끔' 심사는 더 강화
지난달 저신용자 이자 부담↑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서민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카드론 잔액이 급증한 것과 달리 둔화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더해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응을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신규 취급액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27%로 1년 전과 비교해 0.02%포인트(p)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 평균 취급 금리는 0.58%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4%를 넘나든 것과 달리, 2~3%대로 조달 비용 부담이 준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 카드사 중 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15.6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카드(14.77%), 우리카드(14.63%), 신한카드(14.60%), 하나카드(14.23%) 등 순이었다. 700점 이하 기준 취급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건 우리카드(18.53%)였다. 그 다음으로 현대카드(18.46%), 롯데카드(18.41%), BC카드(17.5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조정금리(우대금리 또는 특판할인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을 높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저신용자에게 적용한 조정금리 평균은 최고 마이너스(-)1.63%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8%까지 깎아준 것과 달리 이자 부담이 커졌다. 조정금리는 은행의 우대금리와 유사한 것으로 카드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차주의 신용도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 우리·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법정 최고금리(20%)에 가까운 기준가격에서 '찔끔' 금리를 낮춰주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만에 치솟은 연체율에 신규 카드론 영업에 적극 나서지 않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등 대출 심사를 강화하며 할인금리 폭을 조정하거나 대출 한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다중 채무자(금융사 3곳 이상에서 중복 대출)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들의 대출 잔액 관리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시행을 앞둔 3단계 스트레스 DSR에 대출 문턱을 높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가계대출 규제 대상에 카드론 등 기타대출이 포함된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 대출 조이기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선제적인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 카드사들은 연내 증가율을 3~5% 수준으로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올 초 관리 강화를 주문하며 수익성 대안인 카드론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올 들어 신용등급이 높은 이들을 중심으로 대출을 내주는 경향도 보였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전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고신용자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대출 중개 핀테크인 핀다에 따르면 고신용자가 카드론 한도(하나·농협 제외 7개 카드사 기준)를 확인한 건수는 지난달 3주차(12~18일) 대비 4주차(19~25일)에 30.7%가량 증가했다. 카드론 대출 약정 건수는 3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평균 금리는 전달(4월) 대비 0.30%p 감소, 저신용자 취급 금리의 경우 0.04%p 줄었다. 이 기간 카드론 잔액 변동도 급증세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크지 않았다.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6571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말 부실채권 정리로 지난 3월 말 감소 전환했다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4월과 5월 각 0.3%, 0.4%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올 들어 카드론 증가율은 지난해 말 대비 1%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가량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한 해 매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연간 기준으로 9% 넘게 뛰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급격하게 카드론 등 금융자산을 불린 현대·롯데·우리카드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롯데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5조671억원으로 전월보다 492억원가량 줄었다. 현대·우리카드는 같은기간 각 0.5%, 1%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율이 높지 않았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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