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6일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김상환 전 대법관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오영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했다. 국세청장 후보자에는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이번 인사는 헌재 회복을 위한 새 정부의 첫걸음"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김 후보자는 헌법과 법률 이론에 해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헌법 해석에 통찰력을 더해줄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대전 출신인 김 후보자는 1966년생으로 대전 보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0기로 법조계에 발을 들였으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헌법재판소 연구부장,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 민사수석부장판사,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 등을 거쳐 현재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오 후보자에 대해서는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총괄재판연구관, 선임재판연구관 및 수석재판연구관을 역임했다"면서 "법원 내에서도 손꼽히는 탁월한 법관으로서 헌재 판단의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자 역시 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대전 출신에 서울대를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생인 오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으로 특허법원 부장판사 등을 맡은 적이 있다.
끝으로 강 비서실장은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임 후보자에 대해서는 "차관급 인사청문대상"이라면서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국세청 차장을 역임한 조세행정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활동을 통해 더 넓어진 시야를 바탕으로 공정한 조세행정과 납세자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후보자는 1969년생 충남 홍성 출생으로 서울 강서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국제조세과정 수료했다. 행정고시 38기를 통과해 공직사회에 입문했으며,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을 지낸 적이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번 인사 단행에 대해 "위험수위에 달했던 헌재 흔들기를 끝내고 헌법재판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독립성을 더욱 높이려는 인사"라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만든 위대한 빛의 혁명은 오직 헌법 정신에 근거한 것이고, 이제 더 좋은 헌법 해석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희망이 우리 헌법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을 기대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이 인선을 발표함에 따라 당초 최종 후보군 3인까지 함께 이름을 올렸던 이승엽 변호사는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되지 못했다. 이 변호사의 경우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서 이 대통령을 변호해 보은인사 논란이 있었다.
이에 강 비서실장은 "훌륭한 분입니다만 본인께서 고사했다"면서 "그것까지 여쭙고 싶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 남동일 공정거래 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공정위의 대표적 정책통으로 화합의 리더십으로 통하는 인물"이라며 "대변인을 역임해 대내외적인 소통 역량을 갖췄다.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 경제를 실현해 플랫폼 경제 시대에 맞는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1969년생 대구 출신인 남 부위원장은 경북사범대부속고와 경북대 사법학과를 졸업했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과 공정거래위원회 대변인,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과장을 지냈다.
국방부 차관에는 이규희 전 육군 미사일 전략 사령부 사령관을 임명했다. 강 대변인은 "제28 보병 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 군단장, 미사일 전략 사령부 사령관 등 야전과 정책 부서를 두루 거친 국방 전문가"라며 "온화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겸비해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대응하고 한미 동맹에 기반한 전방위적 억제 능력을 확보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1차관은 이슬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 정책실장이 이름을 올렸다. 강 대변인은 "건복지부 내에서 연금재정과장, 연금 정책과장, 연금 정책관 등을 거친 대표적 연금 전문가"라면서 "연금 외에도 의료 정책팀, 건강 정책국 등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해 온 인재인 만큼 위기 속에서 서로를 지키는 든든한 사회안전망 마련이라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했다.
환경부 차관은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 임명됐다. 강 대변인은 "(금 원장은)환경부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기후 탄소 정책실장, 탄중희 사무차장, 기후변화 정책관, 정책기획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면서 "환경 정책 전반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했고, 정책 경향에 밝은 환경 정책통이라는 평가"라고 했다.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권창준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발탁됐다. 강 대변인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면접 조사를 실시하고, 청년이 참여하는 노동회 2대 포럼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일 처리가 강점"이라며 "적극적 소통을 통해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고용노동행정의 전문성을 살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전문가"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헌법재판관, 국세청장 등에 대한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