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 [연합뉴스 제공]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글로벌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에도 'AI'가 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블랙스톤, 핌코, 블랙록 등 월가 금융기관들이 지난해부터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에 엔비디아의 AI 칩을 담보로 15조원에 이르는 대출을 내줬다고 보도했다.

코어위브, 크루소, 람다랩스 등 네오클라우드 업체는 AI 제품을 만드는 기술기업들에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한다. 이들은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이를 담보로 110억달러(약 15조1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빌렸고, 빌린 자금은 다시 엔비디아 칩을 추가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북미 최대 규모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4만5000개 이상의 GPU를 보유하고 있고, 최근 18개월간 기업 평가 가치는 20억달러에서 190억달러로 급증했다.

코어위브는 지난 1년간 엔비디아 칩을 담보로 블랙스톤, 칼라일 등으로부터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 투자은행들로부터 신용한도 6억5000만달러도 확보했다.

맥쿼리는 람다랩스에 5억달러를, 투자사 어퍼90은 크루소에 2억달러를 각각 빌려줬다. 크루소는 지난주에도 투자사로부터 5억달러를 조달했고, 지난달에는 텍사스 신규 데이터센터를 위한 자금 34억달러를 한 대체 운용사로부터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칩이 출시되면서 이들이 담보로 맡긴 칩의 가치가 낮아질 수 있고, 기업들의 AI 투자 붐이 잦아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칩은 가치가 오르지 않고 내리는 자산이라는 것이다. 최근 GPU 서비스 가격도 하락 중이다. GPU 컴퓨팅의 시간당 가격은 연초 8달러에서 현재 2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엔비디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특정 고객사에 블랙웰 칩에 대한 우선권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이들이 기존 엔비디아 칩인 H100처럼 신제품 블랙웰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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