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늘어나
주담대 이어 카드빚까지 급증
3분기 기준 전분기보다 18조 ↑
억제효과는 4분기쯤 나타날듯

김민수(오른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올해 3분기 우리나라 가계 빚이 1900조원을 넘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수도권 중심으로 이어지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인이다. 여기에 카드빚까지 증가하며 가계 빚이 3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경신했다. 가계 빚 억제 효과는 4분기쯤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2분기 말(1895조8000억원)보다 18조원이나 불어났다. 이는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증가 폭은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의미한다.

가계대출만 보면 3분기 말 잔액이 179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1779조8000억원)보다 16조원 불었다. 주담대(잔액 1112조1000억원)가 19조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잔액 683조7000억원)은 3조4000억원 줄어 1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잔액 959조2000억원)이 석 달 사이 22조7000억원 늘었다. 주담대가 22조2000억원 불었고 기타 대출까지 5000억원 증가했다.

판매신용 잔액(결제전 카드 사용금액)도 118조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2조원 증가했다. 지난 2분기 1000억원 증가한 것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담대 증가 폭이 커졌다"며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면 소비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정부와 한은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지난 7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둔화되고 있다. 주택 거래에 후행하는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가계 빚을 억제시키려면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가계부채 관리 압박을 주는 것보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강화시켜 부동산으로의 자금 흐름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담대 중심으로 가계빚이 계속 늘어나면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가계부채 관리 압박을 지속하는 것 보다 부동산으로의 자금 흐름을 줄이기 위해 DSR 및 LTV·DTI를 강화해 취약차주들을 살리는 투명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출을 하더라도 투자나 소비로 자금이 흐르면 경제 회복에 더 도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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